국내 연구진이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육불화황(SF6) 표준가스 개발에 성공했다. 대기 중 규제치를 설정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전망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박상열)은 임정식 가스분석표준센터 박사팀이 육불화황 표준가스를 대기 중 농도와 가장 유사한 수준으로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임정식 가스분석표준센터 박사가 육불화황 표준가스를 만드는 모습](https://img.etnews.com/photonews/1712/1028486_20171227154318_536_0001.jpg)
육불화황은 인공 온실가스 가운데에서도 특히 위해성이 큰 가스다. 이산화탄소의 4000만분의 1 수준으로 아주 적은 양이 대기 중에 있지만 지구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은 2만4000배에 이른다. 한 번 배출되면 3000년 이상 존재하고, 계속 축적된다. 반도체 공정, 전력 설비의 절연 가스로 쓰이면서 최근 20년 사이 대기 중 농도가 2배 이상 늘어 규제가 반드시 필요하다.
문제는 육불화황 규제치를 설정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워낙 극미량이어서 측정이 어렵고, 측정 기준이 되는 표준가스 개발도 난제였다.
연구팀은 중량법으로 육불화황, 산소, 질소, 아르곤 등을 합성하는 방법을 이용해 실제 대기 상태를 구현한 표준가스를 개발했다. 여기에 가스 측정 독자 기술을 뭉뚱그려서 난제로 남은 극미량의 가스 분석에 성공했다.
이번에 개발한 표준가스의 불확도는 0.008ppt(1조분의 1)로, 세계기상기구(WMO)의 요구치를 250% 이상 달성했다.
이 표준가스는 미국국립해양대기국(NOAA)에 보급할 예정이다. NOAA는 전 세계에 50개가 넘는 관측소를 운영하고 있다. 관측 데이터는 WMO에서 온실가스 정책 수립 기준으로 사용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대기 중의 육불화황이 관측치보다 더 많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온실가스 측정치가 달라지면 탄소배출권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임정식 박사는 “표준가스로 온실가스 수준을 향상시켜서 관련 감축 정책, 탄소 시장에 기여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도 극미량 가스 표준으로 대기환경을 엄격하게 감시하겠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