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새로운 50년 출발선에 선 정의선 부회장…'위기' 극복 필요

현대차의 지난 50년은 '패스트 팔로어' 전략으로 역사가 100년이 넘는 세계 유력 완성차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미국, 중국 G2 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글로벌 시장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6월 '코나(KONA)' 신차발표회에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코나 전기차 등 친환경차 판매 전략을 처음 공개했다.
지난 6월 '코나(KONA)' 신차발표회에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코나 전기차 등 친환경차 판매 전략을 처음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경영 실세로 떠오른 정의선 부회장이 글로벌 시장 확장과 친환경차, 자율주행·커넥티드카 등 미래차 대응과 변화를 이끌 리더십을 발휘할 때다.

정 부회장은 이미 미래차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 'CES 2017' 기간에 정 부회장은 '아이오닉' 자율주행차를 직접 운전하는 모습을 공개했고, 기조연설에서 2020년까지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차 상용화와 2030년에 무인차 개발을 완료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커넥티드카 개발도 직접 챙기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글로벌 네트워크 장비 업체인 시스코와 손잡고 커넥티드카 핵심 기술인 차량 네트워크 공동 개발 협력을 이끌었다. 차량용 운용체계(OS) 독자 개발 방침까지 밝히며 오는 2020년까지 커넥티드카를 상용화시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최근 FCA 인수 가능성을 묻는 기자 질문에 정 부회장은 “자동차 회사보다는 정보통신기술(ICT) 업체에 관심이 더 크다”고 답할 정도로 미래차 대응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글로벌 시장 확대에도 적극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 부회장은 올해 초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일명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뒤 스페인 현지 시장을 점검했다. 이후 제네바 모터쇼를 포함해 러시아, 베트남, 터키, 인도, 오만의 현지 시장을 점검했다. 중국 시스코 스마트시티 착공식과 충칭공장 생산 기념식에도 참석했다. 특히 지난 14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경제·무역 파트너십' 행사에선 현대차의 차세대 수소전기차, 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신형 ix35(투싼) 등을 소개하며 시장 확대에 힘을 보탰다.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전기차 중심의 친환경차 시장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오는 2020년까지 친환경차 28종을 내놓겠다는 종전 계획을 확대, 라인업을 총 31종으로 강화한다. 친환경차 라인업은 하이브리드카 10종을 비롯해 하이브리드카에 외부 충전 기능을 더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11종,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각각 8종 및 2종 등이다. 이를 통해 세계 친환경차 시장 1위인 일본 토요타에 이어 2위 자리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다.

최웅철 국민대 교수는 28일 “글로벌 시장에서 친환경차로 입지를 높이는데 라인업 확대만큼이나 독자 기술 선점이 우선시 돼야 한다”면서 “미래 시장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의지의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고 조언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