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그룹, 이차전지 호황에 황산코발트 생산 재개

GS그룹 방계회사인 코스모그룹이 이차전지 수요 증가에 대응해 약 2년간 중단했던 황산코발트 생산을 재개했다. 코스모화학의 관련 사업 부문을 코스모에코켐으로 분리하고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신사업도 준비하며 전기차 시장 개화에 본격 대비한다.

코스모화학의 자회사인 코스모에코켐은 지난달부터 울산 울주군 온산읍 황산코발트 공장 가동을 재개하고 제품 출하를 시작했다고 28일 밝혔다. 현재 가동률을 60%까지 끌어올린 상태로 내년 2월 이후에는 풀가동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스모그룹 주력 계열사인 코스모화학은 백색 안료인 이산화티타늄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업체다. 2011년 10월 신사업으로 황산코발트 공장을 준공했지만 전기차 시장 개화가 늦어지고 코발트도 가격도 하락하면서 가동률이 지지부진했다. 설상가상으로 주력 사업인 이산화티타늄도 경기 침체와 중국발 공급과잉 여파로 적자에 빠졌다. 고정비 부담이 커져 결국 2015년 말 공장 가동을 잠정 중단했다. 이후 코스모화학은 인천공장을 매각하고 직원 200여명을 구조조정하며 위기를 버텼다.

분위기는 올해 반전됐다. 전기차 시장 개화로 황산코발트 수요가 급증하고 주력 사업인 이산화티타늄 시황도 개선돼 올해 연간 흑자전환이 유력하다. 코스모화학 주가는 연초 3000원대에서 2만원대 중반으로 급등하며 코스피 상장 업체 중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보였다.

코스모화학은 시장이 커지는 이차전지 관련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11월 1일자로 황산코발트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코스모에코켐을 설립했다. 대표는 코스모화학 공동 대표이사였던 성준경 대표가 맡았다. 신한케이프 제1호 신기술사업투자조합에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38억원 상당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운영자금을 확보했다.

울산 울주군 온산읍에 위치한 코스모에코켐 황산코발트 생산공장 전경 (사진=코스모에코켐)
울산 울주군 온산읍에 위치한 코스모에코켐 황산코발트 생산공장 전경 (사진=코스모에코켐)

황산코발트는 이차전지 양극재의 핵심 소재다. 코스모에코켐은 원광석이나 1차 가공된 원재료인 콘센트레이트를 가공해 99.9% 고순도 황산코발트를 만든다. 국내에서 원광석을 가공해 고순도 황산코발트를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코스모에코켐이 유일하다. 코스모에코켐이 공급한 황산코발트는 국내외 양극재 업체와 배터리 제조사로 공급된다.

코스모에코켐은 제품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수요가 확대되면서 내년 연간 매출이 700억원 정도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배터리 수요 증가에 대비해 현재 연간 1200톤 수준인 생산능력(CAPA)을 증설할 계획이다. 국내 황산코발트 공장을 풀가동해도 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수요의 절반 수준 밖에 공급할 수 없을 정도로 수요가 넘치는 상황이다.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독자적인 기업공개(IPO)도 염두에 두고 있다.

역점을 두고 있는 신사업은 도시광산이다. 폐차되는 전기차에서 나오는 폐배터리를 회수해 이차전지용 소재를 뽑아내는 재활용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코발트 정제 기술을 기반으로 리튬 분리 정제 기술과 니켈 분리 정제 기술도 연구하고 있다.

성준경 코스모에코켐 대표는 “회사 분할로 이차전지 소재 사업의 독립성과 전문성이 강화되고 외부 투자금 유치도 용이해졌다”면서 “친환경 사업에 역점을 두고 배터리 리사이클 등 이차전지 업계 요구를 충족시키는 연구개발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