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조명·디스플레이에 쓰이는 형광체에 광자결정을 도입, 색 변환 효율을 3~5배 개선했다. 그 동안 형광체 성능 개선이 재료·물질 차원에서 이뤄진 것과 비교하면 획기적 진전이다.
전헌수 서울대 교수팀은 형광체를 광자결정 형태로 구조화해 색 변환 효율을 개선하고 경제적·효율적으로 백색광을 구현했다고 28일 밝혔다.
형광체는 조명·디스플레이 산업의 필수재로, 광원의 빛을 흡수해 다른 파장의 빛을 방출하는 물질이다. 백색 발광 소자를 구성할 때 색 변환을 유도한다. 지금까지 형광체 연구는 재료 자체의 물성을 개선하는 데 치중해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형광체에 광자결정 구조를 도입해 성능을 개선했다. 광자결정은 굴절률이 빛의 파장 크기 수준에서 주기적으로 변하는 구조다. 빛이 구조 내부에서 공진 현상을 나타낸다. 이를 형광체에 도입하면 빛 흡수량이 증가하고, 발광량 증가로 이어진다.
연구팀은 '광자결정 형광체' 구현을 위해 투명 유리 기판 위에 양자점 용액을 코팅했다. 광자결정 형태의 적색·녹색 양자점 박막과 청색 여기광 사이에 공진 현상을 유도했다. 광자결정 구조가 없는 형광체 대비 5배·3배 색 변환 효율이 개선됐다.

연구팀은 형광체를 청색 발광다이오드(LED) 위에 집적해 3색성 백색광을 구현하는 데도 성공했다. 기존 형광체보다 양자점 양을 33% 절감할 수 있었다. 백색광의 세기는 8% 이상 증가했다.

전헌수 교수는 “광학적 구조 특성에 기반한 새로운 접근법으로 형광체의 색 변환 효율을 개선했다”면서 “LED, 디스플레이 소자에 직접 적용해 발광 소자의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머티리얼즈'에 실렸다. 서울대·아주대·삼성전자 공동연구,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지원사업(개인연구)으로 수행됐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