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개정 1차협상, 내달 5일 美 워싱턴서 개최…한중 서비스·투자 협상도 본격화

지난 10월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서 열린 한미 FTA 공동위원회 2차 특별회기에서 양국 대표단이 마주하고 있는 모습.
지난 10월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서 열린 한미 FTA 공동위원회 2차 특별회기에서 양국 대표단이 마주하고 있는 모습.

우리나라가 새해 벽두부터 주요 2개국(G2)인 미국,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한다. 한미 FTA 개정을 위한 제1차 협상이 내달 5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다. 같은 날 국내에서는 한중 FTA 서비스·투자 추가 협상 공청회가 개최된다. G2국가와 동시에 FTA 협상을 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국익을 최대화하는 협상 전략이 관건으로 떠올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제1차 한미 FTA 개정 협상'이 내달 5일 워싱턴DC에서 개최될 예정이라고 28일 밝혔다. 우리는 유명희 산업부 통상정책국장, 미국에서는 마이클 비먼 무역대표부(USTR) 대표보가 수석대표로 참석한다.

우리 정부는 '통상조약의 체결절차 및 이행에 관한 법률'에 따라 경제적 타당성 평가, 공청회, 국회 보고 등 국내절차를 마무리하고, 미국과 협상 일정을 확정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협상에서 상호호혜성 증진과 이익의 균형 달성을 목표로 관심 이슈 반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차 협상에서 양국은 요구사항을 주고받으며 기싸움을 펼칠 전망이다. 미국은 농축산물과 자동차를 포함해 상품과 서비스 등 여러 분야에서 개정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부는 미국이 자동차 분야 비관세장벽 해소 등 시장접근 개선과 자동차와 철강 등의 품목 원산지 기준 강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서비스·투자 분야에서는 금융회사 고객정보의 현지 서버 저장 요구 자제와 전자상거래 기업의 소스코드 공개 요구 금지 등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에서 논의된 이슈가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 농축산물 시장 개방도 미국이 협상 전략 차원에서 압박용으로 꺼낼 수 있다.

우리 정부는 미국 주장에 상응하는 수준의 개정을 요구할 방침이다. 1차 협상만으로 미국측 전략을 모두 파악할 수 없는 만큼 추후 협상을 주시한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18일 국회보고에서 한미 FTA 대표 독소 조항으로 꼽혀온 투자자-국가분쟁해결제도(ISDS)에 대해 “손 댈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농축산업계가 요구한 미국산 쇠고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 기준 완화에 대해서도 “타당성이 있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지난 15일 중국을 방문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이 중산 중국 상무부 부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지난 15일 중국을 방문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이 중산 중국 상무부 부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한중 FTA 서비스·투자 후속협상도 새해부터 본격화된다. 산업부는 내달 5일 한중 FTA 서비스·투자 후속협상 관련 공청회를 개최한다. 이후 국회보고 등 국내 절차를 완료하면 중국과 협의해 협상 일정을 확정한다. 일정이 정해지면 중국 상무부 부장이 직접 방한해 협상을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최근 간담회에서 “중산 중국 상무부 부장이 양국의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강조했으며, 내년 1월 한중 FTA 서비스·투자 후속 협상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며 “중국의 입장은 '빨리 협상하고 미래지향적으로 가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협정문에 기재된 분야만 개방하는 포지티브 자유화 방식에서 명문화한 부분만 금지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해 더 많은 분야 개방을 유도한다.

양종석 산업정책(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