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청년 과학자의 꿈을 뒷받침하기 위해 국가 과제에 참여하는 학생 연구원의 4대 보험 보장을 의무화한다. 생애 첫 혁신실험실 연구비를 지원한다. 기초연구 투자를 현 정부 집권 안에 두 배 확대한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과학 꿈나무와 간담회를 열고 “정부는 미래 과학자들이 걸을 길을 힘껏 지원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간담회에는 대통령 과학장학생 147명, 국제과학올림피아드 대표단 53명, 과학기술자문위원 12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격려사를 통해 “국가 연구개발(R&D) 과제에 참여하는 학생 연구원의 근로계약 체결과 4대 보험 보장을 의무화하고, 박사후연구원의 적정 인건비 지급 기준을 마련하며, 연수와 같은 경력 개발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생애 첫 실험실을 여는 청년 과학자의 열정을 뒷받침하기 위해 최초 혁신실험실 연구비를 지원한다. 더 좋은 일자리 창출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과기인의 일자리는 국민 일자리를 만드는 산실”이라면서 “이공계 석·박사 졸업자가 기업 R&D 과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연구자가 주도하는 기초연구에 대한 국가 투자도 임기 내 두 배 수준인 2조5000억원으로 확대한다. 생애기본연구비를 신설, 기초연구비가 없어서 연구가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한다. 병역과 출산·육아로 인한 젊은 과학자의 경력 단절 방지에도 노력한다.

이어 문 대통령은 2017년도 대통령과학장학생 대표학생 3명에게 장학증서와 메달을 직접 수여했다. 국제과학올림피아드 수상자로부터 학생들의 다짐과 포부를 담은 '다짐액자'도 전달받았다. 다짐액자은 올해 수학·물리·화학 등 9개 대회에서 수상한 학생들이 자신들의 다짐과 포부의 문구를 새긴 것으로, 그간의 대회 출전에 참여했던 사진을 함께 담았다.
문 대통령은 참석한 학생에게 4차 산업혁명시대를 이끌어나갈 '국가대표 과학자'로서, 자부심을 갖고 각자의 꿈을 향해 정진해 나갈 것을 부탁했다. 서로 다른 분야와 소통하고 융합하면서, 사회와 함께 가는 '따뜻한 과학자'로 성장하기를 당부했다.
학생과의 대화에서 한우현 학생(한국과학기술원 1학년)은 문 대통령에 “여성 과학기술인이 연구현장에서 직면하는 유리장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대안을 갖고 계신가”라고 물었고, 문 대통령은 “정부는 그동안 '여성과학기술인 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해 오면서 여성에 대한 채용·승진 목표제를 운영해온 결과, 신규채용·승진 등에서 여성의 비율이 상승 중에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앞으로 여성비중이 일정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기관평가 등을 통해 채용·승진 목표제의 실효성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답했다.
임서현 학생(양평 서종중학교 3학년)은 “대통령께서 생각하시는 행복한 삶이라 무엇인가”라고 물었고, 문 대통령은 “자신의 능력이 세상에 편리와 행복을 준다면 그것이 바로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지금 대통령으로서의 삶에 행복하신가”라는 질문에 문 대통령은 “국민으로부터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으니 대통령으로서 행복하다고 할 수 있다”고 답했다.
지웅일 학생(원주 강원과학고등학교 2학년)은 “어린시절 꿈은 무엇이었고,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고,역경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그리고 현재의 꿈은 무엇인지”에 대해 물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과학이나 수학보다 역사를 좋아해서 역사학자가 되는 꿈을 가졌지만 그 꿈을 이루지는 못했고, 지금은 좋은 대통령이 되는 것이 꿈이며, 이후에는 자유인이 되고 싶은 게 꿈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국민께 희망을 드렸으면 좋겠고, 대통령이 하는 일에 국민께서 공감해주신다면 그 보다 큰 행복이 있겠나”고 답했다.
이어 행사 마무리 발언으로 문 대통령은 “4차 산업혁명시대와 세계적 혁신경쟁이 치열한 상황 속에서 과학기술은 우리나라 미래의 기둥이라 할 수 있다”며 “미래를 이끌어나갈 인재 여러분들을 생각하니 아주 든든하다. 정부가 여러분의 꿈을 제대로 뒷받침 해야겠다는 책임감도 더욱 강하게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대통령과학장학생' 제도는 수학· 과학 분야의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여 등록금과 학업장려비 등을 지원하는 장학제도다. 2003년 '국민의 정부'때 처음 시작되어 현재까지 총 15회 동안 2051명을 배출했다. 올해는 146명(국내 136명, 해외 10명)을 선발했다.
'국제과학올림피아드' 대회는 20세 미만의 학생들이 수학·과학 분야의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을 겨루는 국제대회다. 우리나라는 1988년 제29회 수학올림피아드 대회부터 참가해 지금까지 183회 대회에서 종합 1위 38회, 2위 26회, 3위 15회를 달성했다. 올해에는 금 18개, 은 16개, 동 10개로 수학·물리 1위 등 쾌거를 달성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