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티가 '혁신성장동력'에 들었다. 스마트시티는 지난 정부 국가전략 프로젝트였지만 문재인 정부 성장 정책에서도 한 축을 담당할 전망이다. 현 정부는 지난 정부가 선정한 성장동력 28개를 재조정·통합하면서도 스마트시티 과제는 온전한 형태로 남겼다. 정보통신기술(ICT)과 도시 인프라 결합이 거스를 수 없다는 대세가 됐다는 분석이다.
스마트시티는 기술 집약도가 높고, 국민이 환경 변화를 체감할 수 있다. 과학기술로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유력한 대안이다. 우리나라는 과거 U-시티로 첨단 도시 인프라 조성을 선도했지만 최근 경쟁력이 정체, 재도약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의 집중 투자로 관련 산업도 활황을 맞을 것으로 기대된다.
혁신성장동력은 '문재인표' 경제 성장 전략의 대표 주자다. 소득주도성장이 일자리와 복지를 강조했다면 혁신성장은 기술 혁신을 통한 신산업·신시장 창출에 힘을 줬다. 무엇으로 혁신성장을 이끌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정부는 지난 정부의 9대 국가전략프로젝트, 19대 미래성장동력을 재정비해 새 성장동력을 선정했다. 스마트시티는 지난 정부 28개 성장동력 중 국가전략프로젝트에만 포함됐지만 현 정부 13대 혁신성장동력에 이름을 올렸다. 상당수 프로젝트가 통폐합되거나 소관 부처로 이관된 점을 감안하면 정부가 스마트시티에 갖는 각별한 관심을 엿볼 수 있다.
현 정부에서 스마트시티의 부각은 예고된 측면이 짙다. 문재인 대통령은 혁신성장과 4차 산업혁명을 거론할 때마다 스마트시티를 언급했다. 지난해 8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첫 업무보고에서 스마트시티 관련 기술 현황을 직접 질문했다. 국토교통부와의 협업에 속도를 내라고 주문했다. 길지 않은 토론 시간에도 보고 현안과 별도로 스마트시티 추진 현황을 챙겼다.
국토부도 이어진 업무보고에서 스마트시티 확산 전략을 핵심 의제로 보고했다. 대통령 직속인 민·관 합동 4차산업혁명위원회에서도 관심이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위원회 출범 회의에서 스마트시티를 국가 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위원회는 산하 첫 특별위원회로 '스마트시티 특위'를 꾸렸다. 특위는 새해 이어질 스마트시티 확산 전략에서 핵심 축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시티는 지능정보기술, 통신, 데이터 과학 등 다양한 기술이 융합된다.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으로 도시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기술, 서비스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주거 복지와 도시 안전, 에너지 효율 향상에 효과적이다. 과학기술을 통해 국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다는 현 정부 국정철학에 부합한다.
스마트시티는 U시티와는 근본이 다르다. 기존 도시는 지방자치단체가 도시 기반 시설을 ICT로 관리하는 수준에 그쳤다. 스마트시티는 도시 계획 때부터 스마트 ICT를 접목한다. 이렇게 하면 도시 데이터를 한데 모을 수 있고, 빅데이터 기반 도시 운영이 가능하다.
정부는 혁신성장동력 육성 전략에서 2022년까지 '지속가능한 스마트시티 혁신 모델·플랫폼'을 구현하겠다고 발표했다. 국토부가 주관이지만 과기정통부도 할 일이 많다. 차세대 네트워크, 사물인터넷(IoT)이 스마트시티 근간이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는 초연결 네트워크를 자율주행차·스마트시티 기반으로 보고 구축·확산 로드맵을 4차산업혁명위원회에서 심의·의결했다. 5세대(G) 이동통신 조기 상용화를 위해 새해 6월 주파수 경매를 실시한다. 기존 계획보다 1년 앞당겼다. 새해 5G 통신과 자율주행차·스마트시티를 접목하는 대규모 시범사업에 274억원을 투입한다.
사물인터넷(IoT)은 촘촘하게 만든다. 진입규제 철폐가 핵심이다. 기존에는 기업이 IoT 결합 상품을 판매하려면 자기자본금 30억원, 기술전문가 3명 이상의 별정통신사업자로 등록해야 했다. 새해부터는 이 규정이 면제된다. 과기정통부는 상반기 중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기통신산업법 개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스마트시티 구현에 통신 기술이 중요한 것은 도시 데이터를 생산·유통·응용할 '통로'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는 IoT를 활용한 공공시설물 관리, 건설현장 안전 관리 등 공공 수요 확대에 40억원을 투입한다. 스마트시티를 위한 고용량·실시간 영상용 IoT 주파수 5㎓ 폭은 2019년까지, 스마트팩토리를 위한 초고속·근거리 IoT 주파수 125㎒ 폭은 2020년까지 확보한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