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병원 최고정보책임자(CIO)가 전산 시스템 운영·관리 책임자였다면, 이제는 정보산업 기획 결정자 역할을 수행합니다. 패러다임이 급속도로 바뀌면서 명확한 역할을 정의하기 보다는 현재 진행형이라고 봅니다.”
장혁재 연세의료원 의료정보실장은 병원 CIO를 데이터에 기반한 정보 기획·전략 업무가 핵심이라고 제시했다. 다만 의료 정보산업이 급변하면서 CIO 역할을 틀 안에 가두기보다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는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장 실장은 “병원 CIO는 데이터에 대한 운영, 관리, 기획 업무가 주 역할이지만 변수가 많다”면서 “조직 규모, 최고경영자(CEO), 패러다임 등에 따라 권한과 책임, 역할이 바뀌는 현재진행형 위치”라고 말했다.
연세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인 장 실장은 2016년 8월 CIO에 임명됐다. 이전부터 정보통신기술(ICT)에 관심을 기울였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임상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ICT 적용이 필수였다.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심혈관 진단치료지원 통합 SW시스템 개발 사업단장, 국민안전처(현 행정안전부) 스마트 응급의료서비스 시스템 개발 주관책임자 등을 거치며 의료IT 역량을 발휘했다.
장 실장은 “의료영상을 활용한 SW 개발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의료IT 노하우를 학습했다”면서 “GE, 필립스, 지멘스 등 외산기업이 주도하는 시장에서 우리 아이디어로 HW, SW 개발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연세의료원은 국내 대형병원 중에서도 4차 산업혁명에 가장 발 빠르게 대응한다. 윤도흠 의료원장 취임 후 빅데이터,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 확보에 집중한다. 국내 IT기업과 협업해 의료 시스템, 서비스 고도화는 물론 의료 4차 산업혁명 생태계 구축도 시도한다.
핵심은 '데이터'다. 장 실장 주도로 신촌, 강남, 용인세브란스병원 의료정보 통합 사업을 진행 중이다. 총 3년 계획으로 현재 1단계를 마무리했다. 국내 대형병원 최초로 산하 의료기관 데이터가 완벽히 통합된다. 2020년 완공 계획인 동백세브란스병원까지 데이터가 통합되면 전 기관 빅데이터 분석이 가능하다.
장 실장은 “총 108억원을 투입해 국내 상급종합병원 최초로 계열기관 데이터 통합, 데이터웨어하우스(DW)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1단계 데이터 통합을 거쳐 정체, 활용까지 3개년 계획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장 실장은 연세의료원 CIO와 함께 KT와 합작사인 후헬스케어 대표도 맡았다. 1월부로 파이디지털헬스케어로 사명을 바꾸고 IT아웃소싱업체로 발돋움을 시도한다. 기존 아웃소싱을 담당하던 의료정보실 인력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육성한다.
그는 “시스템 개발업무를 담당했던 후헬스케어(파이디지털헬스케어)를 IT 아웃소싱 전문기업으로 전환하고, 국내 병원 고객사 확보에 나설 것”이라며 “의료정보실 인력은 4차 산업혁명 대응 전문인력으로 육성해 정보 서비스 노하우를 전파한다”고 말했다.
이어 “IT조직은 미래사회 대응을 위한 정보서비스 전담조직”이라면서 “CIO는 변화된 사회에서 병원 내부자를 설득하면서 외부환경 대응 전략까지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비중이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혁재 연세의료원 의료정보실장은>
1995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2004년까지 아주대 의대 조교수를 역임했다. 2008년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의과대학 연구원, 2008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부교수를 거쳤다. 2013년부터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를 역임한다. 현재 연세대의료원 의료정보실장, 심장융합영상연구센터장, 파이디지털헬스케어 대표, 한미생명과학재단 이사를 맡는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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