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은행의 인공지능(AI) 활용이 본격화되고 있다. AI 적용 챗봇 서비스를 넘어 자체 AI 알고리즘을 적용한 로보어드바이저, 음성 인식까지 은행 서비스를 더 효율 높게 제공하기 위한 기술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이들 은행은 올해 새로운 서비스 출시 경쟁에 이어 새해부터 소비자 맞춤형 상품 개발을 위한 고도화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우리은행은 챗봇, 로보어드바이저, 음성비서 등 다양한 분야에 AI를 적용하고 있다.
위비봇은 시중 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상용화된 챗봇이다. 환전(외화), 스마트뱅킹, 인터넷뱅킹, 일반상식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최근에는 예금·대출 업무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앞으로 자체 알고리즘 개선 등으로 답변의 정확성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이 밖에도 자산관리 서비스 '우리 로보-알파'와 음성 인식 AI뱅킹 '소리(SORi)'를 위비봇 서비스와 연계, 효율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로보알파 고도화로 고객 맞춤형 상품 제안 및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소리·위비봇과 연계, 이용 편의성을 높일 예정”이라면서 “AI 기능 강화로 생활 속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대화형 뱅킹 플랫폼 '리브똑똑' 고도화에 나섰다. 리브똑똑은 고객이 지점 창구에서 은행원과 대화하듯 메신저 창을 이용해 금융 거래를 할 수 있다. 목소리 인증 기능을 도입, 대화만으로도 송금 업무가 가능하다.
또 KB금융그룹 내에서 자체 개발한 AI 알고리즘 적용 로보어드바이저를 조만간 출시한다. 이르면 내년 1월 출시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자체 개발한 AI 코어 플랫폼을 이용해 부서별로 흩어져 있는 프로젝트를 하나로 모아 관리, 시너지를 낸다. 이를 바탕으로 로보어드바이저 '엠폴리오',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고도화를 구축했다. AI 챗봇도 개발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 1년 동안 축적한 스마트고객센터 톡상담 데이터를 딥러닝 학습으로 집적화했다”면서 “분석 알고리즘을 활용, 24시간 원활한 상담이 가능한 AI 챗봇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SK텔레콤과 합작해 생활금융 애플리케이션(앱) 핀크 전용 전자상담원 '핀고'를 도입했다. 이 밖에도 AI를 적용한 대화형 금융 서비스 'HAI뱅킹 서비스', AI 로보어드바이저 '하이로보' 등 다양한 분야에 AI 적용을 서두르고 있다.
시중 은행의 다양한 금융 서비스 확대 배경에는 업무 효율화는 물론 고객 금융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단순 업무 인력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개인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가능, 고객 유입 효과도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는 고액 자산가를 위한 특별한 서비스지만 최근 AI 적용으로 대중화되고 있다”면서 “챗봇 상담을 통한 상품 판매 기회 확대, 단순 상담 자동화를 통한 콜센터 운영비 절감 등 AI 기술이 은행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