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드라이브]렉서스 LS500h, 도로 위의 퍼스트클래스

친환경 하이브리드차 제품 전략을 전면에 내세운 렉서스가 국내외 시장에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만 1만2000대 이상을 판매하며 2년 연속으로 수입차 1만대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렉서스 LS500h.
렉서스 LS500h.

렉서스는 지난해 말 하이브리드차 전략의 완성본이라 할 수 있는 플래그십 대형 세단 'LS500h'를 선보였다. 11년 만에 5세대로 풀체인지(완전변경)를 거친 LS500h를 타고 인천 영종도 일대를 달려봤다.

최근 렉서스 디자인은 더 젊고 역동적인 색깔을 강조한다. LS500h는 렉서스 차세대 플랫폼 'GA-L(Global Architecture-Luxury)'를 채택했다. 더 낮고 넓어진 차체를 기반으로 한층 역동적이고 대담한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렉서스 LS500h.
렉서스 LS500h.

렉서스를 상징하는 차체 전면의 커다란 스핀들 그릴은 압도적인 존재감을 나타낸다. 사진으로 봤을 땐 너무 과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실제 모습은 기대 이상으로 차체와 잘 조화된 느낌이다. 차체 크기는 전장 5235㎜, 전폭 1900㎜, 전고 1460㎜이다.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축간거리는 3125㎜에 이른다.

실내는 장인의 작품을 보는 듯했다. 렉서스는 자사만의 개발 철학인 '오모테나시(고객에 대한 환대)'를 콘셉트로 삼았다고 설명한다. 운전석에 앉으면 부드러운 가죽 시트가 몸을 편안히 감싼다. 이 시트는 28개 방향으로 조절돼 최적의 운전 자세를 찾을 수 있다.

장인 정신을 강조한 렉서스 LS500h 실내.
장인 정신을 강조한 렉서스 LS500h 실내.

최고급 세단답게 실내 곳곳에서 세심한 개발자의 배려가 느껴진다. 타쿠미(장인)의 기술과 디자이너의 영감으로 만들어진 아트 우드 트림, 디스플레이에 적용한 키리코(KIRIKO) 패턴 장식 조명 등 일본 전통 미학을 적용했다. LS500h는 지난해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인테리어 디자인 부문 최고의 상인 아이즈온 디자인(EyesOn Design)을 수상하기도 했다.

운전대를 잡고 본격적인 주행에 나섰다. 시승차는 LS500h 최상위 사양인 AWD 플래티넘 트림으로 자연흡기 방식의 3.5리터 V6 듀얼 VVT-i 가솔린 엔진과 첨단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조합했다. 엔진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합한 시스템 총 출력은 359마력이다. 가속력을 결정 짓는 최대토크는 35.7㎏·m 수준이다.

렉서스 LS500h 측면 모습.
렉서스 LS500h 측면 모습.

변속기는 멀티 스테이지 하이브리드라는 독특한 방식을 채택했다. 무단 변속과 유단 변속의 장점을 버무려 부드러운 주행 질감을 보여준다.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은 적절한 구동력 배분으로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제공한다.

주행 모드에 따라 완전 다른 차량을 모는 듯한 느낌이 든다. 저속 구간에서 노멀 모드를 설정하면 여유로운 승차감을 느낄 수 있다. 하이브리드차 특성상 정차나 저속 주행 시에는 엔진 작동을 최소화해 정숙성이 뛰어나다. 고속 구간에서는 스포츠 모드로 변경해야 강력한 힘으로 제대로 체험할 수 있다.

항공기 일등석 수준의 공간을 확보한 렉서스 LS500h 뒷좌석.
항공기 일등석 수준의 공간을 확보한 렉서스 LS500h 뒷좌석.

동승자에게 운전대를 내주고 뒷좌석에 앉아 봤다. 암레스트에 내장한 디스플레이 패널로 시트를 조작해 조수석이 앞으로 당기고, 뒷좌석을 눕히면 다리를 쭉 뻗을 수 있을 만큼 넉넉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마치 안마 의자에 앉은 듯 마사지를 받으며 마크레빈슨 오디오가 들려주는 음악을 감상하고 있으면 항공기 일등석에 탄 느낌이다.

시승차에 탑재된 마크레빈슨 레퍼런스 3D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은 2400W 출력을 내는 23개 스피커를 장착했다. 양산차 최초로 적용한 퀀텀로직이멀전(QLI) 기술로 원래 음악 소스를 정밀히 분석 후 재구성해 입체적인 음색을 만들어낸다.

커다란 스핀들 그릴을 적용한 렉서스 LS500h 전면.
커다란 스핀들 그릴을 적용한 렉서스 LS500h 전면.

LS500h의 경쟁 상대는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제네시스 EQ900 등 프리미엄 브랜드의 플래그십 세단이다. 모두 각 사의 최신 기술력을 집약한 모델들이다. LS500h의 가장 큰 경쟁 우위는 연비와 배출가스 저감이다.

LS500h는 3.5리터의 엔진 배기량과 2370㎏의 공차중량에도 리터당 10.6㎞에 달하는 우수한 연비를 실현했다. 도심에선 9.8㎞, 고속도로에선 11.9㎞를 달릴 수 있다. 시승차인 AWD 플래티넘 트림 가격은 1억7300만원이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