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아우디, 폭스바겐 부재에도 비(非)독일계 수입차들이 선전하며 7개 브랜드가 '1만대 클럽'에 가입했다. 수입차 시장에서 연간 판매 1만대는 업체들의 1차 목표이자 상위권 브랜드를 구분하는 상징성을 지닌다.
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메르세데스-벤츠(6만4902대), BMW(5만2817대), 렉서스(1만1294대), 토요타(1만660대)가 연간 판매 1만대의 벽을 넘어섰다. 포드(9840대)와 혼다(9733대), 랜드로버(9287대)도 아직 집계 전인 12월 판매량을 고려하면 1만대 돌파가 확실시된다. 7개 브랜드가 1만대 클럽에 이름을 올린 셈이다.
수입차 연간 판매 1위를 확정 지은 벤츠는 12월 판매량을 더하면 7만대 돌파가 예상된다. 수입차 단일 브랜드로는 사상 최대 실적이다. 2위 BMW는 벤츠에 1만대가량 뒤졌으나, 전년 대비 23.9% 증가하며 성장세를 기록했다.
렉서스와 토요타는 영업이 중단된 아우디, 폭스바겐의 공백을 메우며 1만대 클럽에 가입했다. 하이브리드차를 주력으로 내세운 렉서스는 2년 연속 1만대 판매에 성공하며 수입차 연간 판매 3위에 올랐다. 토요타도 2012년(1만795대) 이후 5년 만에 1만대 고지를 넘어서며 4위를 차지했다.
포드는 2015년 이후 3년 연속으로 1만대 이상을 판매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익스플로러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제품군 판매 호조와 판촉조건 강화가 영향을 미쳤다. 혼다는 2008년 이후 10년 만에 1만대 클럽에 복귀했다. 올해 어코드 등 주요 차종이 꾸준히 인기를 끌면서 판매를 견인했다. SUV가 주력인 랜드로버도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만대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7개 브랜드의 선전에도 지난해 수입차 실적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진 못했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의 공백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11월까지 수입차 누적 판매는 21만2660대로 전년 대비 3.7% 성장에 그쳤다. 협회는 올해 수입차 시장 규모를 25만6000대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예상치인 23만5000대보다 약 9% 성장한 수치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올해 아우디, 폭스바겐 복귀가 확정되면서 브랜드 간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라며 “수입차 시장 특성상 차종별 적절한 판촉 전략과 수요에 따른 원활한 물량 확보가 실적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