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이스라엘, 미국에 이어 한국, 중국, 독일에 오픈 이노베이션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현지 스타트업과 협력을 강화해 글로벌 혁신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은 이스라엘 텔 아비브, 미국 실리콘밸리에 이어 한국, 중국, 독일에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를 구축하고 현지 유망 스타트업 발굴·육성에 나선다고 8일 밝혔다. 발굴한 스타트업과는 협업과 공동 연구개발(R&D)을 추진한다.
현대차그룹은 상반기 중 우리나라에 신규 혁신 거점을 오픈한다. 한국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는 현대·기아차 R&D 거점으로 활용하고 다양한 혁신 실험을 추진한다. 또 국내 유망 스타트업에 보다 많은 기회를 부여하고 아이템 발굴에서 사업화에 이르기까지 성공을 위한 다양한 지원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연말까지는 중국 베이징, 독일 베를린에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가 새로 들어선다. 베이징은 베이징대, 인민대 등 대학들이 위치해 있어 매년 뛰어난 인재가 대거 유입된다. 또 소비층이 다양해 신생 스타트업의 사업화 추진에 유리하다. '스타트업 아우토반'으로 불리는 베를린은 유럽 최대 스타트업 태동 도시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베이징을 인공지능을 비롯한 중국 특화 기술 확보, 현지 대형 ICT 기업과 협력을 모색하기 위한 혁신 거점 △베를린을 스마트시티, 모빌리티 솔루션 기반의 신사업 기회 확보를 위한 혁신 거점으로 각각 차별화해 육성할 계획이다.
아시아-미국-유럽-중동 등 세계를 잇는 오픈 이노베이션 네트워크 구축은 미래 혁신을 주도할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최적의 환경을 갖추게 됐음을 의미한다.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공격적 투자를 통해 새로운 혁신 기술을 습득하는 것은 물론 향후 그룹 신성장 동력에 필요한 기술 내재화를 도모할 수 있다.
또 각 지역에 특화된 전문성을 갖출 수 있는 장점을 살려 현지 최적화된 신규 사업모델을 확보하는 기회도 포착하는 등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에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발판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현대 크래들(HYUNDAI CRADEL)'을 개소했다. 크래들은 2011년 AI, 음성인식 전문 기업 '사운드하운드'에 투자했다. 2014년에는 현대·기아차 미국 판매 차량에 양사가 개발한 음악 정보 검색 서비스 '사운드하운드'를 최초로 탑재했고 올해 국내 출시하는 신형 '벨로스터'에도 적용한다. 2019년 출시할 신차에는 사운드하운드 대화형 'AI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를 처음 탑재한다.
존 서(John Suh) 크래들 소장(상무)은 “과거 '코닥'이나 '노키아'가 몰락한 것처럼, 기업이 본연의 업무에만 집중하다보면 미래 기회를 놓칠 수 있다”면서 “우리 자체 힘만으로 할 수 없는 것은 과감히 받아들여야 하고, 스타트업 투자는 미래에 대한 투자로 기술이 상용화되기 전 미리 준비해야 기회를 선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 운영 총괄은 현대차그룹 전략기술본부가 맡는다. 전략기술본부는 혁신 네트워크 간 기술 정보 공유와 함께 신사업 검증 및 분석 역량 교류 등 유기적인 협력을 촉진한다. 또 현지 스타트업 생태계를 통해 확보한 혁신 트렌드를 그룹 전체에 전파함으로써 그룹 차원의 미래 대응체계 구축에 기여한다.
<CES 특별취재팀>라스베이거스(미국)= 김승규 부장(팀장), 권건호 차장, 한주엽·배옥진·류종은 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