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약 보름간의 일본 일정을 마치면서 롯데그룹의 정기 임원인사가 초읽기에 돌입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초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큰 폭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신 회장의 친정체제를 구축하고 '뉴롯데' 추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8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말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직후 일본으로 출국했던 신 회장이 귀국해 이날 오전 첫 출근했다. 신 회장은 첫 출근 일정으로 지주사 주요 임원들과 신년 하례식을 갖고 올해 사업계획 등 의견을 나눴다.
실형 선고를 면하고 지주사 전환, 순환출자 100% 해소라는 의미있는 성과를 달성한 뒤 업무에 복귀한 신 회장은 이번 주 조직개편과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롯데는 과거 연말에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해왔지만 2016년에는 검찰 수사 여파로 인해 인사가 늦춰졌고 지난해에는 신 회장의 재판 영향으로 올해로 미뤄졌다.
롯데는 오는 10일과 11일 이틀에 걸쳐 계열사별 이사회 개최와 인사내용을 결정하고, 이번주 말미에는 롯데지주가 이사회의 결정을 발표하는 식의 정기인사가 진행될 계획이다. 10일에는 롯데지주를 포함해 롯데쇼핑, 롯데하이마트,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코리아세븐 등 33개사의 이사회가 열린다. 이어 11일에는 롯데건설, 롯데상사 등 9개사의 이사회가 개최된다.
우선 '신동빈의 남자'로 불릴만큼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는 황각규 롯데지주 사장과 지난해 호실적을 거둔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의 부회장 승진이 점쳐진다. 황 사장은 신 회장과 함께 롯데지주의 공동 대표를 맡아 중국의 사드보복과 잇단 재판과정으로 어려움을 겪는 그룹을 안정적으로 이끄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받고 있다. 지주사의 재무를 맡은 이봉철 부사장의 사장 승진도 유력하다. 지주사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 이 부사장이 호텔롯데 상장과 일본롯데와 관계 정립, 금융 계열사 지분 해소 등 향후 주요 과제에서 역할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주력분야인 유통부문의 인사 폭은 최소화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대표들이 대대적으로 교체됐고 사드 여파 등으로 눈에 띄는 실적을 기록한 계열사도 없기 때문이다. 실제 롯데쇼핑과 코리아세븐, 롯데면세점 등의 대표는 대부분 유임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관계자는 “지난해 큰 폭의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한 만큼 올해는 조직 안정에 중심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며 “계열사 이사회를 통해 최선의 인사작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