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가계대출 문턱 "더 높아진다"

금융기관, 가계대출 문턱 "더 높아진다"

국내은행이 올해 1분기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대출관리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조사됐다. 이달 중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신 총부채상환비율(DTI) 도입과 1분기 내 모든 가계대출에 대한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적용 등 때문이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2017년 4분기 동향 및 2018년 1분기 전망)에 따르면 올 1분기 은행 대출태도 종합지수는 마이너스(-)18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8)보다 더 낮아지는 등 대출 강화 움직임을 보였다. 은행 대출태도지수는 지난 2015년 4분기부터 10분기 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대출행태서베이는 국내 199개 금융기관 여신업무 총괄 담당 책임자를 상대로 대출 태도, 신용 위험, 대출 수요 등에 대해 조사한 결과다. 지수는 -100에서 100 사이다. 대출태도지수가 양(+)이면 대출 완화, 음(-)이면 대출 강화 응답이 더 많았다는 뜻이다.

부문별로 대기업((3→0)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지난분기와 비슷한 반면 중소기업(3→-7)은 올해 3월 도입 예정으로 있는 '개인사업자대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영향으로 다소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가계주택(-27→-30)과 가계일반(-17→-13)은 전분기 수준을 유지해 대출강화 움직을 유지했다.

한은은 가계에 대한 대출태도는 정부 가계부채 관리 강화,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신용위험 증가 등으로 주택담보 및 일반자금 대출 모두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은행이 예상하는 1분기 신용위험은 더 높아졌다. 은행의 1분기 신용위험지수는 종합 23으로 지난해 4분기(19)보다 상승했다. 대기업(10→10)은 조선·철강 등 일부업종 수출 부진 영향으로 증가기조를 이었다. 중소기업(20→23)은 일부 대기업 협력업체의 실적 부진,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채무상환 부담 등으로 신용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가계(17→27)는 대출금리 상승, 경제상황이 어려운 지방 일부지역의 주택가격 하락 가능성 등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출수요 지수는 1분기 〃2를 기록해 4분기(2)보다 낮아졌다. 특히 가계주택(-17→-27)과 가계일반(-3→-3)이 대출수요 감소를 이끌었다.

한은은 “가계 대출수요는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신DTI 도입 등으로 상당폭 감소하겠으며 일반자금대출의 경우 전·월세자금 수요 증가에도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다소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대기업은(0→3)으로 계절적 요인, 중소기업(20→20)은 운전자금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비은행금융기관 대출태도는 신용카드회사를 제외한 모든 업권에서 강화될 전망이다. 상호금융조합, 상호저축은행, 생명보험회사는 차주 신용위험증가,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신DTI 도입 등에 따라 대출태도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신용카드사는 조달금리 상승에 따른 수익성 저하가 예상 돼 이를 보전하기 위해 대출태도를 다소 완화할 전망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