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베일에 싸였던 신소재 '전자화물(electride)' 원리를 규명했다. 고가의 희토류 없이도 자성 소재를 설계할 수 길을 열었다.
김성웅 성균관대 교수팀은 이기문 군산대 교수팀과 공동으로 신개념 소재인 전자화물의 자성 발현 원리를 규명하고 자성을 극대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기존 일반 소재는 전자가 물질을 이루는 원소의 최외각 궤도에 속한다. 전자에 의해 성질이 결정된다. 전자화물은 원소 궤도가 아닌 재료 내 독립 공간에 음이온 형태 전자가 존재한다.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소재여서 한계 물성을 극복·대체할 혁신 신소재로 주목받는다. 1983년 처음 존재가 확인된 후 실제 합성된 사례가 10여 종 밖에 없다. 기능성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도 전무하다.
격자간 전자(전자화물 내 독립 공간에 존재하는 음이온 전자)에 의해 자성이 발현된다. 연구팀은 자성이 전자의 구속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론상으로만 존재하던 초고압 금속 내부 전자 구속 상태가 실제 전자화물에서 발현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규명한 원리를 실제 응용 단계로 발전시켰다. 불순물을 주입하는 간단한 공정을 통해 격자간 전자 구속 정도를 극대화했다. 전자화물의 자기적 성질을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김성웅 교수는 “고가의 희토류 같은 자성 원소 없이도 자성을 발현할 수 있는 새로운 소재의 설계 가능성을 열었다”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학회지 표지 논문에 채택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미래소재디스커버리지원사업으로 수행됐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