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미래차 전략에서 수소전기차(FCEV)를 강화한다. 현대차는 CES2018에서 차세대 수소전기차(FCEV) '넥쏘(NEXO)'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기아차도 2020년 FCEV를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자율주행·커넥티드카도 FCEV를 기반으로 출시해 시장을 주도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현지시각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호텔에서 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FCEV '넥쏘'를 공개했다.
넥쏘는 수소 이용률 향상과 부품 고효율화로 세계 최고 수준 시스템 효율(60%)을 달성했다. 약 5분 만에 완전충전이 가능하고, 항속거리가 590㎞ 이상이다. 이는 투싼ix FCEV보다 약 40% 가량 증가한 것으로, 경쟁모델인 토요타 '미라이(502㎞)', 혼다 '클래리티(589㎞)'를 넘어선다.
국내 인증과정에서 실제 주행거리는 600㎞를 넘어설 것이라고 현대차 측은 설명했다.
현대차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넥쏘를 시범 운영하고, 3월부터 국내 시장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가격은 정부 보조금(2750만원)을 지원 받을 경우, 4000만원 내외가 될 전망이다. 이후에는 미국, 유럽, 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도 출시해, 연평균 3000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기아차는 2020년 브랜드 최초 FCEV를 출시한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FCEV는 미국보다는 유럽이 더욱 중요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넥쏘를 노르웨이, 덴마크, 프랑스 등 주요 유럽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라며 “현재 FCEV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지 않지만 20년 안에 FCEV와 전기차(EV) 비중이 함께 커질 것이기에 현대차는 두 가지 모두 대응한다”고 밝혔다.
넥쏘는 단순 FCEV가 아닌 현대차 미래 모빌리티 전략 핵심으로 자리 잡는다. 현재 고속도로주행보조시스템(HDA), 차로유지보조시스템(LFA),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시스템(RSPA) 등을 갖춰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기준 '레벨2'에 해당하는 자율주행 기능을 갖췄다.
2021년까지는 자율주행 솔루션 전문기업 '오로라(Aurora)'와 협력해 넥쏘 기반 '레벨4' 자율주행차를 선보인다. 오로라는 △구글 자율주행 기술 총책임자였던 '크리스 엄슨' △테슬라 오토파일럿 총괄 '스털링 앤더슨' △우버 인식기술 개발 담당 '드류 배그넬' 등 세계 자율주행 선구자들이 함께 만든 기업이다. 넥쏘 자율주행차는 2021년 스마트 시티 상용화, 2025년 일반도로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현대·기아차가 FCEV를 강화하는 이유는 전력소모가 많은 자율주행·커넥티드카에 EV보다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레벨4 이상 자율주행차는 현재 전기차 배터리 기술만으로 장거리 운행에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토요타, BMW 등도 FCEV나 전고체배터리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양웅철 현대차 연구개발총괄 부회장은 “오로라 CEO인 크리스 엄슨이 구글에서 EV를 활용한 자율주행을 시도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FCEV는 EV에 비해 주행거리가 길고, 전기 활용도도 높기 때문에 자율주행차에 적합하다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현재 경쟁업체들과도 오픈 이노베이션을 확대한다. 자율주행 협력을 맺은 오로라는 폭스바겐과도 협력 관계다. 오로라는 테슬라, 아우디, 메르세데스-벤츠 등과 자율주행 협력을 맺고 있는 엔비디아(NVIDIA)와 협력해 레벨4·5 자율주행 하드웨어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미래차)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토요타, 폭스바겐 등과 같은 경쟁업체와도 함께 가야 한다”고 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