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이 스마트폰용 5G 모뎀칩 솔루션 시장을 석권에 도전한다.
8일(현지시간)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은 미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 컨벤션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전자와 LG전자, 구글, HTC, 소니가 퀄컴의 5G 무선주파수(RF) 프런트엔드 솔루션을 채택키로 했다”면서 “5G 시대에는 모뎀, RF칩과 더불어 RF 프론트엔드 솔루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졌고, 고객사도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퀄컴 RF 프론트엔드는 퀄컴 모뎀, RF칩과만 호환된다. 삼성전자 등 주요 고객사가 퀄컴 RF 프론트엔드를 채택했다는 사실은 이들이 퀄컴 솔루션으로 5G 스마트폰을 개발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RF 프론트엔드는 RF칩 앞단에서 기지국과 데이터 신호를 주고받는 안테나 튜너, 신호 증폭기 등으로 구성된다. 3G, 4G 등 통신 모드에 따라 적절한 전력을 제공해 배터리 사용량을 늘리는 트래킹 기술도 RF 프론트엔드의 주요 구성 요소다. 5G 시대에 RF 프론트엔드가 중요해지는 이유는 활용 주파수 구성이 매우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아몬 사장에 따르면 5G 시대에는 주파수집성(CA) 기술로 묶는 주파수 조합이 1만개에 이른다. 초기 4G 롱텀에벌루션(LTE) 기술이 도입될 때 이 조합은 16개에 그쳤다. 지금도 49개 정도 수준이다.
조합이 복잡해지면 프론트엔드에서 보다 똑똑하게 통신 신호의 종류를 알아채고, 증폭하고, 주고받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아몬 사장은 “퀄컴은 통신 시장을 선도해왔고, 5G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는 내년 이후로도 선도 경쟁력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퀄컴은 5G 외 다양한 영역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PC 시장이다. 레노버는 9일 CES 개막일에 맞춰 퀄컴 스냅드래곤과 윈도10을 탑재한 신형 노트북을 선보일 예정이다. 언제나 연결돼 있는 '올웨이즈 커넥티드'를 특징으로 내걸었다.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장도 공략 대상이다. 재규어랜드로버가 퀄컴 LTE 모뎀칩을 내장한 스냅드래곤을 인토페인먼트 시스템에 탑재키로 했다. 혼다 2018년형 어코드에도 스냅드래곤으로 구성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들어간다. 중국 BYD는 스냅드래곤 820A 기반 인포테인먼트와 디지털클러스터를 탑재한 차량을 2019년 선보일 예정이다.
페이스북은 퀄컴 칩 솔루션을 활용해 가상현실(VR) 기기 오큘러스 고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큘러스 고 하드웨어 파트너로 선정된 샤오미 역시 동일한 하드웨어 구성으로 미 VR 스탠드얼론을 발매한다.
요즘 뜨는 인공지능(AI) 스피커 분야에선 아마존(알렉사), 구글(어시스턴트), 마이크로소프트(코타나)과 협력하기로 했다. 이들은 퀄컴 스마트 오디오 하드웨어 플랫폼을 활용해 다양한 형태의 AI 스피커를 내놓을 계획이다.
라스베이거스(미국)= 김승규 부장(팀장), 권건호 차장, 한주엽·배옥진·류종은 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