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인정하는 단기 AI 교육과정 생긴다...교육부 첫 나노디그리, KT와 AI 분야로

6개월 안팎의 온라인 교육과 현장 학습으로 인공지능(AI) 분야 전문가가 될 수 있는 교육 과정이 국내에 개설된다. 전문 기업이 교육 과정을 설계하고 교육기관이 그에 맞는 커리큘럼을 짜서 교육하는 방식이다. 학습자는 교육 과정 수료 인증서를 받기 때문에 취업이나 경력 향상에 활용할 수 있다.

교육부는 성인 학습자의 직무 능력 향상을 위해 이 같은 방식의 '나노디그리'를 올해 약 10개 개설한다. 교육부는 나노디그리 첫걸음으로 9일 서울 서초구 KT우면연구센터에서 KT와 '한국형 나노디그리 AI 분야 운영'(가칭) 업무협약식을 가졌다.

나노디그리는 직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 양성을 위해 기업 주도로 학습자 직무 능력을 직접 인증하는 단기 교육 과정이다. 미국에서 시작돼 여러 나라로 확산됐다. 현장과 교육 훈련 간 격차를 줄이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빠른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

제공=교육부
제공=교육부

교육부와 KT 간 업무협약(MOU)으로 국내 나노디그리 첫 사례가 나온다. KT는 AI 분야에서 전문가 양성을 위해 필요한 직무 능력을 계발시키고, 이를 교육기관이 교육 과정으로 개설한다. 이달 말 교육기관 설명회 후 상반기 안에 교육기관을 선정하고, 콘텐츠를 개발한다. 교육 과정은 하반기부터 운영된다. KT는 학습자 직무 능력 평가 지표를 개발·검증한다. 역량을 갖춘 학습자에게는 인증서를 수여한다.

이 과정을 운영할 수 있는 교육기관은 학점이 인정되는 교육기관이다. 영리 기업은 대상이 아니다. 교육부는 시범 사업이기 때문에 초기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교육기관 중심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시범 사업이 안착되면 제한을 두지 않고 기업이나 교육기관이 자유롭게 기업과 협력, 교육 과정을 운영하도록 지원한다.

정부는 올해 AI를 시작으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각광받는 분야로 나노디그리 시범 사업을 확대한다. 10여개 과정 개설이 목표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KT를 시작으로 4차 산업혁명 분야 기업과 교육기관 참여가 이어져서 성인 학습자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기를 기대한다”고 관심을 표명했다.

황창규 KT 회장은 “교육부와 함께 한국형 나노디그리 참여 분야를 확대, 4차 산업혁명 관련 인력 양성을 선도하고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문보경 산업정책부(세종)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