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통신 모뎀 등 요소 제품을 가장 빠르게 내놓고 있는 회사는 바로 퀄컴입니다. 세계 표준 역시 퀄컴이 주도합니다. 4G 롱텀에벌루션(LTE)처럼 5G 시장에서도 우리가 앞서나갈 것입니다.”
맷 그로브 퀄컴 기술담당 총괄부사장은 9일(현지시간) CES 2018 전시 현장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로브 총괄부사장은 “퀄컴은 3G, 4G 시장을 선도해왔고 이 같은 지배력과 표준화 선도 능력을 근간으로 5G 시장도 석권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5G 기술만 가졌다면 표준화나 필드 테스트에서 불리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전 통신 기술을 보유하지 못한 경쟁사는 3G·4G에서 5G 넘어가는 과도기에 망연동테스트나 표준화 제안 활동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5G 통신 기술 구현 그 자체도 매우 어려운 과제다. 5G에서 활용될 고주파 대역인 밀리미터파(24~100㎓)는 전파 파장이 짧아 도달거리가 길지 않고 장애물 영향을 많이 받는다. 스마트폰에 직접 전파를 쏘고 장애물을 우회하는 등의 안테나 기술이 이 때문에 개발됐다. 다양한 주파수 영역을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구현 복잡성 역시 높다. 퀄컴에 따르면 5G 시대에는 주파수 집성(CA) 기술로 묶는 조합이 1만개에 이른다. 현재 LTE 서비스에 활용되는 주파수 조합 개수는 49개다.
그로브 총괄부사장은 “퀄컴은 이러한 기술 장벽을 차근차근 넘으면서 5G 통신 시장을 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퀄컴은 이번 CES에서 자사 신형 무선주파수(RF) 프론트엔드 솔루션을 삼성전자와 LG전자, 구글, HTC, 소니 등이 채택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RF 프론트엔드는 RF칩 앞단에서 기지국과 데이터 신호를 주고받는 안테나 튜너, 증폭기 등으로 구성된다. 퀄컴 RF 솔루션은 복잡한 주파수 구성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설계됐다. 삼성 등이 채택한 이유다.
그로브 부사장은 “자동차와 접목되는 이동통신 기술(V2C)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면서 “단순 부품 출하량으로 보면 스마트폰 시장에 미치지 못하겠지만 안전과 편의성 등 소비자에게 줄 수 있는 가치는 굉장히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 김승규 부장(팀장), 권건호 차장, 한주엽·배옥진·류종은 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