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 중 처음으로 루멘스가 마이크로LED 생산에 나섰다. 초대형 패널용뿐만 아니라 기술 난도가 높은 초소형까지 도전장을 던졌다. 올해 상업용 사이니지를 선두로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보급이 확대될지 눈길을 끈다.
루멘스는 9일(현지시간) 미국 라이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18에서 139인치와 130인치 초대형 사이니지용과 0.57인치 헤드업디스플레이(HUD)용 마이크로LED를 공개했다.
마이크로LED는 칩 하나 크기가 0.1㎜에 해당하는 10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초소형 LED다. 100마이크로미터는 머리카락 1개 굵기 정도다. 루멘스가 선보인 139인치용 UHD 마이크로LED는 픽셀 간 간격이 0.8㎜에 불과하다. 수천개 마이크로LED가 배치된 모듈을 실제로 보면 모래가 반짝이듯 작게 빛난다.
마이크로LED는 같은 해상도일 경우 디스플레이 크기가 작을수록 구현하기 어렵다. 작은 면적에 더 많은 칩을 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마이크로LED를 만들려면 상당히 까다로운 미세 공정 기술이 요구된다. 웨이퍼에서 칩을 형성한 뒤 이를 기판에 옮기고 모듈로 만드는 기술은 더 어렵다. 칩 크기가 작을수록, 픽셀 간 간격(픽셀 피치)이 좁을수록 더 정밀한 제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루멘스는 마이크로LED 칩 개발은 물론 모듈까지 자체 기술로 제작했다. 특히 웨이퍼에서 칩을 들어올리고 이를 기판으로 옮기는 전사 기술을 확보하고 관련 장비까지 갖췄다.
마이크로LED 전사 기술은 생산에 걸림돌이 되는 핵심 요인 중 하나다. 예를 들어 UHD 해상도의 150인치 마이크로LED 패널 하나를 제작하려면 약 2400만~2500만개 마이크로LED 칩이 필요하다. 칩을 하나씩 들어올려 옮기는 기존 다이 본더(Die Bonder)로는 패널 1대를 제작하는데 20일 정도 걸려 대량 생산이 불가능하다.
정태홍 루멘스 사장은 “국내 기업들과 협력해 롤 트랜스퍼 본딩 장비를 마련해 1달에 약 20~30대의 초대형 마이크로LED 패널을 만들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모듈과 패널 크기, 해상도에 따라 다르지만 139인치 UHD 패널에는 1000개 이상 마이크로LED 모듈이 탑재된다”며 “각 모듈에서 발생할 수 있는 픽셀 불량을 수리하기 위해 마이크로LED용 리페어 장비도 갖췄다”고 덧붙였다.
정태홍 사장은 자동차 HUD용으로 개발한 0.57인치 마이크로LED에도 높은 자신감을 나타냈다. HD 해상도로 픽셀 크기가 8㎛에 불과하다. 초대형 마이크로LED 패널 대비 픽셀 크기가 8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손톱보다 작은 크기의 패널 1장 안에 약 100만개 픽셀이 들어있다.
정 사장은 “100만개 픽셀을 동시에 전사하는 기술 난도가 높아 상당히 공을 들였다”며 “전력 효율이 우수하고 온도에 민감하지 않은 장점을 바탕으로 모바일 기기뿐만 아니라 자동차, 산업용, 군수용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루멘스는 올해 마이크로LED 사업에서 상당한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정태홍 사장은 “올해 상업용 사이니지 시장을 중심으로 마이크로LED를 보급할 계획”이라며 “국내외 관련 기업과 공급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