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생활가전 제조사가 인공지능(AI)을 탑재한 스마트가전 서비스를 앞다퉈 내놓으면서 AI 플랫폼 경쟁이 달아올랐다. 작년 아마존 '알렉사'가 글로벌 생활가전의 주력 AI 플랫폼이었다면 올해는 구글 '어시스턴트'가 시장을 장악하다시피 했다.
여기에 더해 삼성전자 등 가전 제조사가 자체 AI 플랫폼 기술과 브랜드를 내놓으면서 가전 회사 간 경쟁 무게 중심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이동했다.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18 전시장에는 구글 어시스턴트 서비스를 이용할 때 사용하는 '헤이 구글(Hey Google)'이라는 단어가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구글 어시스턴트 기능을 탑재해 음성인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TV,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이 포진했다.
한 참가자는 “CES 2017에는 아마존 알렉사를 채택한 기기와 서비스가 대부분이었으나 올해는 구글 어시스턴트가 시장을 거의 점령한 수준으로 보일 정도로 구글과 협력한 기업이 상당히 많이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가전 제조사들은 자체 AI 플랫폼 브랜드로 차별화를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자기 주도의 AI 플랫폼을, LG전자는 외부 협력을 통한 개방형 정책으로 접근법이 엇랄린다.
삼성전자는 '빅스비'를 중심으로 가정, 사무실, 자동차에 걸친 사물인터넷(IoT) 기기와 서비스를 모두 연동한다. 구글이나 아마존 서비스가 아닌 자체 개발한 빅스비를 앞세워 플랫폼 생태계를 주도하는 전략이다. 2020년까지 삼성의 전체 스마트 기기에 AI 기술을 적용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LG전자는 AI 서비스 '씽큐(ThinQ)'를 기반으로 다양한 생활가전을 좀더 효율적이고 편리하게 사용하도록 만들 방침이다. 삼성전자와 달리 구글·아마존·네이버의 AI 서비스도 적극 채택하는 개방 전략을 구사한다. 제품 관련 새로운 서비스나 맞춤화된 사용자 환경을 제공하는데는 씽큐를, 웹 검색 등 일반적인 정보 전달 기능은 협력사의 AI 기술을 이용한다.
LG전자는 딥러닝 기술로로 사용자 패턴을 학습하고 고유 기능을 향상시키는 전략을 쓴다. 특히 파트너의 기술을 활용해 제공하는 개방형 정책을 강조했다.
두 기업 모두 전시 부스에서 AI 서비스 기반의 스마트홈을 관람객에게 직접 시연하는데 중점을 뒀다.
예를 들어 TV에 음성 명령어를 입력하면 검색 정보나 저장된 사진을 찾아주거나 집안 내 다른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냉장고에 있는 디스플레이에서 레시피를 찾고 음성으로 요리 방법을 설명해주는 기능, 재료를 촬영하면 이에 맞는 요리를 추천해주는 기능 등 다양한 응용 서비스를 제안했다. 옷에 붙은 태그를 인식해 자동으로 세탁 기능을 설정하는 기능 등 집안 전체에 걸쳐 AI 서비스로 바뀔 개인의 삶의 모습을 제시했다.
<CES 특별취재팀>라스베이거스(미국)= 김승규 부장(팀장), 권건호 차장, 한주엽·배옥진·류종은 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