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미래 자동차 기술과 사업이 사람을 위한 방향으로 발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모빌리티 솔루션, 서비스 등 미래 자동차 사업도 철저히 준비해서 제대로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른 경쟁사와 차별화 시킬 수 있는 '열쇠(키)'로 '사람을 위한 기술'이라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미래 자동차) 기술이 중요하지만 결국 보여주기 위한 기술이 아닌 사람을 위한 기술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켜주는 일을 하고 있다. 미래 사업 방향성은 넓을 수가 있지만 결국 안전, 보안, 품질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자율주행차, 모빌리티 솔루션 등에서 뒤쳐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미래차)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자율주행도 오로라하고의 협업이 이번 CES에서 발표가 됐지만 사실 오랜기간 계속 만나며 협업해온 결과인 것처럼, 안하고 있는 건 아니고 제대로 하려고 늦는 것”이라며 “카쉐어링(공유)이든, 헤일링(차량호출)이든 코어를 잘 하면서 해야지, 막 벌려놓고 안 된다고 접어버리면 내부 손실이 크다”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자동차가 전자화 되는 것에 대한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최근 자동차 업계에 ICT 기업들이 참여하는 것에서 비롯된 '합종연횡'이 자동차 기업의 생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가) ICT 기업보다 더 ICT 기업이 돼야 한다“면서 ”현대차가 R&D(연구·개발)을 잘 하지만 역사가 짧기 때문에 지름길로 정답만 찾아오는 방식을 택했는데 더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정 부회장은 수소연료전지전기차(FCEV·수소전기차)의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고체 배터리가 돼도 전기차 주행거리가 1000㎞ 안 되지만 수소전기차는 가능하다”며 “나 같으면 한번 충전하면 1주일을 탈 수 있으니 수소차를 탈 것 같다”고 낙관했다.
한편 정 회장은 인텔·모빌아이, 엔비디아, 오로라 등의 CEO과 만나 미래 모빌리티, 미래 산업 지형 변화와 관련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율주행 에어택시를 선보인 벨(BellL)이나 토요타, 벤츠, 혼다, 닛산 등 경쟁업체 부스도 찾았다. 국내 대표 가전업체인 삼성과 LG 두 곳도 모두 들러 전시제품과 기술을 비교적 관심 있게 관람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