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가전업계가 급성장하는 직수형 정수기 대응에 공을 들인다. 올해 직수형 정수기가 처음으로 시장 비중 60%를 돌파, 시장 '대세'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코웨이는 올해 독자 기술 필터 시스템 '시루'를 직수형 정수기에 확대 적용한다. 한국 전통 옹기인 시루를 모티브로 개발한 이 필터시스템은 머리카락 수만 분의 1 크기 이온물질까지 제거할 수 있다.
코웨이 관계자는 “코웨이만의 28년 필터 기술력과 노하우를 담은 '시루' 필터를 역삼투압뿐 아니라 직수형 정수기에도 확대 적용하며 직수형 시장에서도 1위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원웰스는 가정용 정수기 제품을 직수형으로 집중한다. 직수형 정수기 중심의 사업 대응이다. 청호나이스는 자사 첫 직수형 정수기 '이과수 토스'를 내놓은 데 이어 올해는 저수조 정수기에 직수 방식을 접목한 신개념 제품을 구상하고 있다. 후발 주자인 만큼 베트남 등 해외 시장에도 집중하기로 했다.
웅진이 직수형 정수기를 내놓을지도 관심이다. 웅진은 지난 2일 경업 금지 조항이 해제되자마자 정수기 렌털 인력 모집에 들어간 만큼 공격적인 시장 진출이 예상된다.
직수형 정수기 선두권 업체인 LG전자와 SK매직도 시장 확대를 위해 차별화 전략을 내세운다. LG전자는 올해가 '토탈케어 1.2.3' 가입 고객이 혜택을 받는 첫 해다. 직수관 무상교체 서비스 관리에 주력해 시장 점유율을 지킨다. SK매직은 주력 제품인 직수형 정수기 신제품을 공개한다.
전체 정수기 가운데 직수형 제품 비중은 2015년 21.2%(30만대)에서 2016년 32.8%(50만대)를 거쳐 지난해 50%까지 올라왔다. 올해 처음으로 60%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정수기 시장 규모 추정치가 전년 수준(200만대)인 점을 고려하면, 저수조(역삼투압 방식) 정수기 고객 상당수가 직수형 정수기로 넘어갔다는 의미다.
저수조가 없는 직수형 정수기로 보다 신선한 물을 마실 수 있다는 소비자 인식이 인기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부터 급속 냉각 및 순간 온도 기술을 적용, 기존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만 해도 직수형 정수기 신규 계정 수는 100만 건에 달한 반면, 저수조 정수기 계정 수는 20만 건에 그쳤다”면서 “2년 전 코웨이 얼음정수기 이물질 검출 사태 이후 신규 고객뿐 아니라 기존 저수조 고객도 직수형 정수기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시장 판도도 재편됐다. SK매직, LG전자, 쿠쿠전자 등 후발주자가 타개책으로 직수형 정수기를 개발하던 이전과 달리 코웨이 등 전통 강자도 앞다퉈 직수형을 내놓고 있다. 특히 회사 정체성인 역삼투압 방식을 고수하던 청호나이스조차 시장에 가세할 정도로 상황이 역전됐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