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업계가 '스마트' 성능을 앞세워 한겨울 신제품 공개에 나섰다. 냉방 기술이 상향표준화된 시장 상황에서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등 차세대 기술로 승부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캐리어에어컨은 이달중 에어컨 2018년형을 공개한다. 삼성전자는 흥행작 '무풍에어컨'의 디자인을 계승하고 AI 성능을 강화한 신제품을 이달 말께 선보인다. 음성인식 제어보다는 사용자 패턴을 기억하고 맞춤형 환경을 조성하는 '스마트' 기능에 초점을 맞춘다. 패밀리허브 3.0을 탑재, 향후에는 방문자를 확인하고 현관문을 여닫을 수 있는 제품으로까지 진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1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8년형 휘센 에어컨을 발표한다. 신제품은 LG전자 AI 플랫폼 '씽큐'를 적용, 'LG 휘센 씽큐 에어컨'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된다. 기존 음성인식 단계에서 스스로 공기질을 분석, 온도와 공기질을 제어하는 단계까지 진화한 AI 기능을 탑재한다.
캐리어에어컨도 이달 말 에어로/제트 에어컨 신형을 내놓는다. 전작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제어 가능한 수준이라면 신제품은 통신사 IoT 전용망을 활용, 음성인식 AI 스피커와 연동 가능할 전망이다. 버튼만 누르면 에어컨이 실내 환경을 파악해 18단계 바람을 제어하는 '열 쾌적도(PMV)' 성능도 강화한다.
캐리어에어컨 관계자는 “사물인터넷(IoT) 기능을 강화한 에어로/제트 2018년형 제품을 이달 말 선보일 예정”이라면서 “현재 어느 통신사와 협업할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에어컨 업계는 여름 에어컨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통상 1월에 신제품을 공개해왔다. 여기에 에어컨이 공기청정과 제습 기능으로 '사계절 가전'으로 변모하면서 한겨울부터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실제로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비성수기(6~8월 제외) 기간에 에어컨 매출에서의 48%가 발생했다. 1월~5월까지의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프리미엄 에어컨 키워드는 지난해 '음성인식'에서 한 발짝 나아간 '딥러닝'이 될 전망이다. 단순히 음성을 인식해 작동 여부를 조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 공기질 및 온도를 분석,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는 단계로까지 나아갔다.
업계 관계자는 “에어컨 업계 기술력이 상향표준된 결과, 냉방 기능만으로는 차별화를 꾀할 수 없게 됐다”면서 “대신 AI와 IoT 등 차세대 기술 탑재 여부가 주요 포인트가 됐다”고 진단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