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바이오신약을 준비해야

지난해 제약바이오 업계는 괄목할 성과를 이뤘다. 미국, 유럽 등 '메이저리그'라 불리는 시장에 진출했다. 100년 제약업 역사를 통틀어 '가장 의미 있는 해'라는 찬사까지 나온다.

셀트리온은 세계 최초로 항체의약품 복제약 램시마를 개발, 해외 시장에 가장 먼저 진출했다. 혈액암 항암제 트룩시마, 유방암 항암제 허쥬마 등 3종의 바이오시밀러를 상용화했다. 사상 최고 실적을 냈다. 이 추세라면 올해 1조원 이상의 매출이 예상된다. 유럽에서 셀트리온은 오리지널 의약품 시장 40%를 점유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블록버스터 의약품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4종을 상용화했다. 유럽에서 판매되고 있는 베네팔리와 플릭사비는 오리지널약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였다. 지난해 3분기까지 유럽 내 베네팔리, 플릭사비 매출은 2억5800만달러에 달했다. 올해 바이오시밀러 온트루잔트의 유럽 판매도 시작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거둔 성과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말 제3공장 준공으로 의약품 위탁생산(CMO) 글로벌 최대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3공장 생산 규모는 18만리터다. 3공장이 가동되면 1·2공장을 합쳐 36만2000리터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는 글로벌 1위 의약품 CMO 기업으로 등극한다.

바이오산업이 조선, 반도체, 자동차 등을 대체할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에는 '바이오시밀러'가 톡톡히 한몫했다. 이를 곁눈질하던 노바티스, 화이자 등 글로벌 기업들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뛰어들 정도다. 바이오시밀러라는 신 시장을 구축했다는 의미도 있다.

그럼에도 한편으론 부족한 감을 떨칠 수 없다. 바이오시밀러 역시 '복제약'이라는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 바이오 의약품 분야에서 특허가 완료돼 판매가 가능한 제품일 뿐이다.

제약사가 추구하는 궁극의 부가 가치는 신약에서 찾을 수 있다. 이른바 바이오신약이다. 바이오신약은 세포 배양을 토대로 한다. 화학의약품 신약보다 더 많은 자금과 시간을 필요로 한다. 국내 바이오업계가 신약 분야에서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바이오시밀러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낸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여기에 안주해서는 곤란하다. 이제는 블록버스터 바이오신약을 위해 달려야 할 때다.

장윤형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wh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