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세이프가드 발동]'보호무역' 외치던 트럼프 결국…中도 강력 반발

[美 세이프가드 발동]'보호무역' 외치던 트럼프 결국…中도 강력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호무역주의 칼 끝을 한국에 겨눴다. 취임 직후부터 쏟아낸 강경 발언을 상기하면 세이프가드 발동은 예고된 측면도 있다. 국제사회는 이번 사태를 아시아를 향한 '무역전쟁'의 시작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강행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도 몰아붙였다. 세탁기, 태양광 패널에 대한 세이프가드 발동은 개별 제품에 대한 첫 무역 보호 조치다.

세이프가드는 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특정 외산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무역장벽이다. 이번 세이프가드는 2002년 조지 부시 행정부가 한국산을 포함한 수입 철강 제품에 세이프가드를 발동한 지 16년 만이다.

지난해 11월 국제무역위원회(ITC)가 가전업체 월풀의 요구를 받아 권고안을 제출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수용했다. 월풀은 2011년에도 삼성·LG전자 등이 세탁기를 덤핑 판매한다고 주장해 미국 상무부로부터 관세 부과를 이끌어낸 적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세이프가드 발동을 시사했다. 17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한국이 한때 좋은 일자리를 창출한 우리 산업을 파괴하며 세탁기를 미국에 덤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 무역 관련 조치를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조만간 무엇인가를 발표할 것”이라며 “30일 신년 국정연설에서 뭔가를 밝힐 것이다. 중국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겠지만, 중국만은 아니고 모두가 해당된다”고 말했다.

무역전쟁 대상을 특정 국가로 한정짓지 않은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세이프가드 발동을 중국에 대한 강경 노선 예고라고 분석했다. 중국이 이번 조치에 강한 유감을 표출한 이유다.

왕허쥔 중국 상무부 무역구제조사국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 “최근 미국이 외국산 태양광과 세탁기에 대해 무역구제조치를 하면서 미국 산업을 과도하게 보호했다”면서 “무역구제조치에 대한 남용이라 생각하며 중국은 이에 대해 강력한 불만을 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의 이번 조치는 많은 무역 파트너의 우려를 불러일으켰다”면서 “이번 조치로 미국 내 산업의 건강한 발전을 훼손할 뿐 아니라 관련 제품의 글로벌 무역 환경도 한층 더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가 추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총회 직전 세이프가드를 발동한 것에도 주목했다. 올해 다보스포럼은 보호주의 배격을 기치로 걸었다. 보호무역주의를 천명한 트럼프 대통령이 총회에 참석하는 것은 물론 폐막 연설까지 맡았다.

〈세탁기·태양광 패널 세이프가드 발동 일지〉

[美 세이프가드 발동]'보호무역' 외치던 트럼프 결국…中도 강력 반발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