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여민수, 조수용 부사장을 공동대표로 내정했다. 잇따른 합병과 계열사 분리를 성공리에 마친 만큼 리더십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카카오는 여민수 광고사업총괄부사장과 조수용 공동체브랜드센터장을 신임 공동대표로 내정했다고 24일 밝혔다. 두 신임 대표 내정자는 3월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공식 대표로 선임된다. 임지훈 대표는 비상근 고문으로서 카카오 미래전략자문역을 맡는다.
새로운 공동대표 체제는 기존 성장에 안주하지 않고 수익과 시너지 극대화를 위한 조치다. 여 부사장 대표 기용은 주력 사업인 광고 부문 성장에 힘을 실으려는 행보다. 그는 오리콤, LG애드, NHN이비즈, 이베이코리아, LG전자를 거쳐 2016년 카카오 광고사업부문총괄부사장을 맡은 광고 전문가다. 카카오톡, 다음, 멜론, 카카오T 등 다양한 카카오 플랫폼 광고 수익 확대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해 말 새로운 카카오광고 플랫폼을 출시, 방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개인 관심사에 따른 맞춤형 광고 시스템을 구축했다.
조 대표 내정자는 인수·분사 등으로 늘어난 다양한 계열사를 조율하고 각사의 서비스 시너지를 통한 성장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2016년 12월 브랜드 디자인 총괄 부사장으로 카카오에 합류했다. 지난해 9월부터 본사·자회사 브랜드를 통합 관리하고 효율 마케팅을 지원하는 '공동체브랜드센터'를 이끌었다. 카카오뱅크, 카카오T, 카카오미니 등 카카오 주요 브랜드 론칭하고 각사 서비스 전략을 조율해 왔다. 자회사 로엔의 카카오M 사명 변경에도 영향을 미쳤다.
카카오 관계자는 “각각 서비스 수익 모델을 고도화하고 분사한 회사 간 브랜드 통합을 추진하기에 두 내정자가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 공동대표로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성장 단계별로 대표를 기용, 최적 리더십을 찾아왔다. 2014년 다음과 합병 뒤 카카오 대표 출신 이석우 현 두나무 대표와 다음 대표 출신 최세훈 현 카카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공동대표로 기용했다. 두 조직 간 긴밀한 화합을 위해서다. 2015년 투자전문가 임지훈 대표를 기용, 복잡한 사업과 서비스를 통합·정리하는 작업을 맡겼다. 분사, 수합병(M&A), 투자 유치를 통한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최근 유상 증자를 통해 해외에서 1조원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는 기업 성장 단계에 맞춰 필요한 리더십에 따라 대표를 교체해 왔다”면서 “임 대표가 더 큰 성장을 위해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3월 임기까지만 대표직을 수행할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