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1500억원을 투입해 2·3차 협력 중소 부품업체와의 상생 협력에 나선다. 대기업이 2, 3차 협력사 지원만을 위해 상생협력기금을 조성하는 첫 사례다. 협력업체의 최저 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스마트공장 도입과 연구개발(R&D) 등을 지원한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현대차그룹,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이하 협력재단)은 24일 서울 구로구 협력재단 사무실에서 상생 협력 업무협약(MOU)을 교환했다.
협약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최저 임금 인상 관련 2, 3차 협력사 지원을 위한 상생협력기금 500억원을 출연하고 경영 안정 지원을 위한 1000억원 규모의 전용대출펀드인 '2·3차 협력사 전용 상생펀드'를 운영한다.
상생협력기금은 최저 임금 인상 관련 2, 3차 중소 부품협력사의 근로자 임금 지원을 위해 쓰인다. 현대차가 협력재단에 운영 방침을 제시하면 협력재단은 기금 관리와 집행을 맡는다. 자동차부품진흥재단이 지원 대상 모집과 선발을 담당한다. 투자 재원은 상반기 중에 전액 집행한다.
상생협력기금이 2, 3차 협력사의 경영 애로 해소를 위해 조성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상생협력기금은 R&D 지원, 성과 공유제 시행 지원, 생산성 향상 시설 투자 지원 등 출연 기업이 설정한 목적에 따라 지원됐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부품협력사 동반 성장이 완성차 경쟁력 원천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부품협력사 지속성장과 상생협력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1차 협력사는 물론 2·3차 협력사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1000억원 상생펀드는 이달부터 즉시 집행한다. 최저 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2·3차 중소 부품협력사는 2% 금리로 운용자금을 대출할 수 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에서 신청 가능하다.
중기부와 현대차그룹은 상생협력 협약을 계기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장기 협력도 이어간다. 우선 상생협력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상생협력센터(가칭)' 건립 및 2·3차사 전용 교육프로그램 개발, 맞춤형 R&D 기술 지원 프로그램 운영, 품질기술봉사단 확대 등이다.
1차 협력사 관리 체계도 강화한다. 1차 협력사 상생 활동 실적을 평가한 '상생협력 5스타 제도'를 도입해 이듬해 입찰에 가산점을 부여한다.
중기부는 스마트공장 구축, R&D 지원, 벤처 및 스타트업 투자 등 각종 중소기업 정책자금을 매칭 지원할 계획이다. 협력재단과 연계해 해외 거점 사업 추진 시 사업 비용도 지원한다.
홍종학 중기부 장관은 “현대차와의 상생협력 협약을 계기로 2, 3호 협약이 계속 나와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