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국내 결혼이주 후 베트남으로 귀환한 여성 및 자녀를 지원하기 위한 센터를 마련했다.
현대차(회장 정몽구)는 베트남 껀터시 까이랑에서 주호치민 대한민국 총영사관, 재외동포재단, 베트남 여성연맹, 껀터시 인민위원회, 유엔인권정책센터, 현대차 관계자 및 현대차 글로벌 청년봉사단 단원 등 약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베 함께돌봄센터' 개관식을 진행했다고 25일 밝혔다.
한-베 함께돌봄센터는 베트남으로 귀환한 결혼이주여성의 정착과 자립을 지원하는 베트남 최초의 한국-베트남 다문화가정 통합돌봄센터다. 현대차는 보건대학으로 사용되던 건물을 리모델링해 대지면적 2800㎡(850평 규모), 건축면적 2100㎡(1·2층, 630평 규모)의 다문화센터로 탈바꿈시켰다. 센터는 양국 가정법률 체계 차이로 인한 피해 사례를 발굴하고 무료 상담을 제공하는 가정법률상담소와 자녀의 정서적 성장을 돕는 어린이도서관 및 다문화 교육시설을 갖췄다.
귀환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연계기관 취업 및 창업 교육을 제공하며 귀환여성 실태조사 및 연구 활동도 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2016년 베트남 정부와 함께 출범한 '한-베 함께돌봄사업'에 따라 2019년까지 센터 구축·운영에 총 10억여원을 지원한다. 향후에도 유엔인권정책센터와 협력해 다양한 지원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유엔인권정책센터는 껀터시에서 2016년부터 현대차의 지원을 받아 한국 결혼이주 예정자와 귀환여성 및 자녀를 대상으로 상담과 취·창업 교육, 한국어·한국문화 체험 등을 진행해왔다. 한국 결혼 이주 여성의 약 20%가 껀터시 출신이다.
이날 발표된 유엔인권정책센터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16년까지 한국 남성과 결혼한 외국인 여성은 총 34만6585명이며, 이 중 베트남 여성이 25%(8만7025명)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한국 남성과 이혼한 베트남 여성은 총 1만6755명으로 5가족 중 1가족이 이혼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혼 가정 중 자녀가 있는 사례는 3183건이었다.
국내 결혼이주 후 베트남으로 귀환한 여성과 자녀는 한부모가정으로 남아 경제적 빈곤과 사회적 편견에 처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귀환여성 자녀의 약 80%는 한국 국적이나 절반 이상이 여권·비자 만료로 인해 불법체류 상태여서 베트남의 정규 교육과정이나 의료 지원을 받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