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전기버스 배터리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지금까지는 전기차용 배터리를 전기버스용으로도 활용했지만, 국내외 전기버스 시장이 확대되면서 버스 운행 환경에 최적화된 전용 제품을 개발했다. 자일대우버스와 상용화를 통해 전기버스 완성도까지 높인다는 전략이다.
28일 전기버스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가 최근 전기버스용 리튬이온 이차전지(각형) 개발을 완료하고 자일대우버스 전기버스에 탑재, 다음달부터 시범운행에 들어간다. 이후 자일대우버스는 환경부 전기차 보조금 자격을 획득, 올 하반기부터 국내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삼성SDI가 개발한 전기버스용 배터리는 기존 대비 50% 출력 성능이 향상돼 300㎾h급 수준의 초급속 충전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버스 운행 회전률을 높이기 위해 충전 시간을 대폭 줄인 전략이다.
업계 최초로 모듈화 방식의 배터리팩 기술을 적용, 고객 요구에 따라 배터리 용량을 자유롭게 선택해 적용할 수 있다. 전기버스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가격 비중이 가장 크기 때문에 가격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별도 설계 기술을 적용했다.
전기버스 업체 관계자는 “국내 전기버스 시장에 진출한 10개 버스 중에 저가를 앞세운 중국 전기버스가 6개를 차지할 만큼 중국 공세가 극심하다”며 “국산 전기버스가 중국에 비해 가격경쟁력에 불리한 만큼, 운행 환경에 최적화된 기술 차별화로 맞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일대우버스 개발 중인 전기버스는 표준형 플러그인 충전방식으로 삼성SDI가 배터리셀 등을 공급하고,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충전기 등 전기버스 통합 관리는 피엠그로우가 맡게 된다.
국내 버스시장 점유율 1위인 현대차는 '일렉시티'를 개발하고 올해부터 본격 영업에 나선다. 이 전기버스는 256㎾h급의 LG화학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를 장착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