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조사도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스마트 에어컨'을 속속 내놓고 있다. 국내 스마트 에어컨이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하는 반면에 중국 스마트 에어컨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다.
하이얼은 지난해 중국에서 개최된 '2017 세계 IoT 박람회'에서 세계 최초로 협대역 사물인터넷(NB-IoT) 기반의 스마트 에어컨을 선보였다. 차이나텔레콤의 NB-IoT 상용 네트워크를 사용하고 화웨이 칩을 탑재한 제품으로, 지하실 등 와이파이가 잘 터지지 않는 곳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하이얼은 중국 가전업체 가운데 최초로 글로벌 IoT 표준화 단체 오픈커넥티비티재단(OCF)의 인증을 받으며 스마트 가전 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하이센스는 이번 CES 2018에서 에어컨 제어가 가능한 로봇을 선보였다.
이미 상용화된 제품도 있다. 중국 가전업체 1위 메이디는 2014년 스마트 에어컨 1세대 모델을 출시했다. 대당 3600위안(약 60만5000원)으로, 국내 스마트 에어컨 판매가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스마트홈 플랫폼을 갖춘 샤오미와 협력, '샤오미·메이디' 에어컨을 내놓기도 했다. 적절한 온도, 습도, 풍속을 자동으로 제공하는 제품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중국산 제품의 등장으로 스마트 에어컨 대중화 시대가 열릴지 주목된다. 국내 제조사가 AI 에어컨을 계속 내놓고 있지만 판매가가 400만원대를 호가한다. 보급형 제품에서는 스마트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는 한계도 있다.
중국 가전업체와 국내 스타트업 간 협업도 눈길을 끈다. IoT와 AI가 결합된 모듈 '마이 온도'를 개발한 아스크스토리는 중국 법인을 세우고 메이디, 거리(GREE), 하이얼과 협업할 예정이다. 일반 에어컨에 마이 온도를 부착하면 사용자 생활 패턴 정보에 기반을 둔 스마트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사용자가 더워서 잠이 깨려고 하면 냉방을 자동으로 가동하는 식이다. 아스크스토리는 마이 온도를 모듈화, 중국산 에어컨에 내장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권지훈 아스크스토리 대표는 28일 “올해 안으로 중국 법인 설립을 마치고 중국 제조사 에어컨에 마이 온도를 붙여서 AI 에어컨으로 선보이는 방안을 타진하겠다”고 밝혔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