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이 자녀 면접에 면접위원으로" 금감원 은행권 채용비리 22건 확인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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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이 자녀의 면접위원으로 참여해 고득점으로 합격시킨 채용비리 사례가 확인됐다.

서류전형에서 꼴찌를 기록했던 사외이사 자녀가 최종 합격되고, 명문대생 점수를 임의로 올려 합격시켰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금융감독원은 정부의 채용비리 근절을 위해 국내 11개 은행을 대상으로 채용 업무 적정성 현장검사를 실시한 결과를 26일 밝혔다.

검사 결과 총 22건(잠정)의 채용비리 정황을 확인했다. 채용 청탁에 따른 특혜채용 9건, 특정대학 출신을 합격시키기 위한 면접점수 조작, 채용 절차의 불공정한 운영 6건이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우리은행 특혜채용 의혹이 제기된 이후 은행권은 채용시스템에 대한 자체 점검을 실시했다.

은행권은 자체 검사를 통해 부정 청탁 채용사례는 전무하다고 발표했고, 이후 금감원은 추가 현장 검사를 실시했다. 현재 수사 중인 우리은행과 공공기관 채용실태 점검대상인 산업·기업·수출입은행, 그리고 외국계 씨티·SC제일은행은 제외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은행들은 지원자 중 사외이사·임직원·거래처 자녀·지인 명단을 별도 관리하고, 우대요건 신설, 면접점수 조정 등의 방법으로 특혜 채용했다.

사외이사 자녀가 서류전형에서 840명 중 840등으로 공동 최하위를 기록해 동점자와 경쟁해야하자 서류전형 합격자수를 늘려 전형을 통과하도록 했다. 결국 최종 합격에 성공했다.

또 최고경영진의 친인척이 서류·실무면접 등에서 최하위권이었으나 임직원 면접 시 최고 등급을 받아 최종 합격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다른 은행은 소위 명문대학 출신 지원자가 불합격 대상임에도 임원면접 점수를 인사부서 사정과정에서 임의로 올려 합격 처리했다. 이로 인해 수도권 등 다른 대학 출신 지원자들은 합격 대상임에도 점수를 임의로 내려 불합격 처리됐다.

사전에 파악한 가족관계 정보를 면접위원에게 전달하고 채용인원을 늘려 전직 정치인 자녀를 합격시키기도 했다.

이외에도 채용 운영상 미흡한 점도 지적됐다. 블라인드 채용 제도를 운영하지 않거나, 임직원 자녀 채용혜택 부여, 불명확한 채용평가 기준 등이 문제로 거론됐다.

금감원 측은 “검사결과 드러난 채용비리 정황은 수사기관에 이첩하고, 운영상 미흡한 점은 제도 개선을 지도할 것”이라며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은행권 공동의 채용 절차 관련 모범사례를 마련하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명희 경제금융증권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