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규제프리존과 규제샌드박스, 뭐가 다르길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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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개혁의 칼자루를 쥔 곳은 국회다. 여야 모두 4차 산업혁명의 단초가 규제 혁신에 있다고 보고 규제 시스템 쇄신 필요성을 강조한다. 2월 임시국회에서도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등 여야가 규제 개혁 관련 법안 처리를 핵심 목표로 내걸었다.

모처럼 여야가 기업 활동을 가로막는 '손톱 밑 가시'를 뽑겠다고 나섰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여야가 각각 주장하는 규제 개혁 방식과 입법 내용이 각론에서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여당은 '규제 샌드박스', 야당은 '규제 프리존'이 적합하다고 맞선다. '파괴적 혁신'을 외친다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구체적 내용에서 성격이 다르다.

규제샌드박스는 특정 산업 단위로 규제를 풀어주는 것이 핵심이다. 말 그대로 모래 위에서 자유롭게 놀 수 있도록 해주고 필요한 규제는 만들어 가는 방식이다. 다만 국민 생명, 안전, 보건 관련 규제는 과거보다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것이 여당 방침이다.

야당이 내세우는 규제프리존은 특정 지역을 정해 규제를 풀어주는 것이 골자다.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14개 시도에 규제프리존을 만들어 지역별 거점 산업을 육성한다는 그림이다.

여야가 각자의 법안 중심으로 규제를 개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충돌이 불가피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4차산업혁명위원회 출범식이 열린 지난해 10월 “창업과 신산업 창출이 이어지는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며 규제 샌드박스 필요성을 언급했다. 지난해 12월에도 “규제혁신은 혁신성장을 위한 토대”라며 금지한 행위가 아니면 모두 허용하는 '네거티브 규제' 방식과 특정 사업 분야의 규제를 일괄적으로 풀어 주는 규제 샌드박스 도입을 강조했다.

민주당도 청와대의 규제혁신 방향에 맞춰 2월에 규제 샌드박스 관련 4개 법 처리를 시도한다.

야당이 주장하는 규제프리존에 대해서는 특정 기업에 특혜를 줄 수 있고, 사업장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독소조항이 담겼다는 점에서 반대한다.

민주당 소속 의원실 관계자는 “생명, 안전과 관련해 규제프리존법에 문제를 지속 제기했다”면서 “문제가 해결돼도 규제프리존법이 4차 산업혁명을 담아내기에 부족하다고 보고 규제샌드박스 관련 4대 입법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등 야권은 규제프리존 법안 통과가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야권은 민주당이 규제프리존에는 반대하면안 공조없이 규제 샌드박스 처리에만 속도를 내고 있다고 보고 입법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용호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은 “정부가 규제프리존법은 외면하고 규제 샌드박스 추진 계획을 밝히는 등 정책 엇박자를 일삼고 있다”면서 “오래 전부터 규제프리존법의 조속한 통과를 요구했지만 여당은 이를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아직 만들어지지도 않은 법안을 2월에 통과시키겠다는 건 야당의 존재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표> 규제샌드박스, 규제프리존

[이슈분석]규제프리존과 규제샌드박스, 뭐가 다르길래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