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유공자 첫 선정]과학, 한국을 드높이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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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넘어 세계 과학사에 족적을 남긴 과학기술인도 여럿 있다. 이들은 조국의 과학 발전에도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우리부터 인류 문명에 기여한 위대한 한국 과학자를 기억하자는 게 유공자 선정의 취지다.

우리나라 최초의 이학박사인 고 이원철 교수는 여전히 밤하늘에 빛나는 이름이다. 박사 논문 '독수리자리 에타별에 대한 연구'는 당대 천문학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에타별이 시간에 따라 팽창·수축하는 '맥동변광성'임을 밝혔다. 일제 시절 시국 사건에 연루돼 교수직을 두 번이나 박탈당한 대표적 반일 인사이기도 하다. 이 교수 이름은 2002년 한국천문연구원이 발견한 소행성 '2002DB1'의 정식 명칭으로 헌정됐다.

고 김순경 템플대 명예교수는 이론 물리·화학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뤘다. 화학을 물리학으로 접근한 군론(Group Theory) 분야에서 논문 21편을 발표해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1963년 냉전 체제 속에서 구소련의 반대를 무릅쓰고 국제순수화학및응용화학연합회(IUPAC) 입회 승인을 얻어 한국 화학계를 국제무대에 올렸다.

고 이태규 KAIST 명예교수는 1969년 한국 과학자 최초로 노벨상 후보에 올랐다. 헨리 아이링 교수와 공동으로 발표한 '비뉴턴 유동이론(리-아이링 이론)'에 관한 논문이 국제 학계에서 주목받았다. 1965년 노벨상 추천위원으로 위촉됐다.

고 이휘소 박사는 우리나라 과학자 중 노벨물리학상에 가장 근접했던 과학자로 회자된다. 불의의 사고로 42세에 생을 마감했지만, 140여 편 논문 중 60여 편이 1만회 넘게 인용될 정도로 학문적 성취를 이뤘다. 그의 연구업적을 토대로 7명의 과학자가 노벨상을 수상했다.

고 조순탁 교수는 1958년 지도교수 조지 울렌벡과 함께 발표한 '조-울렌벡 이론'으로 물리학사에 이름을 남겼다. 이상 기체의 운동을 기술한 볼츠만 방정식을 한 차원 발전시킨 것으로 평가받는다.

고 이임학 UBC 명예교수도 한국이 낳은 세계적 수학자다. 자신의 이름을 딴 '리군(Ree Group)' 2종과 기존 20여 개 단순군에 대한 연구로 세계 수학계의 거목이 됐다. 프랑스 수학자 다외도네는 저서에서 '군론을 창시한 21명의 위대한 수학자' 중 한 명으로 이 교수를 꼽았다.

이호왕 고려대 명예교수는 병원체 발견에서부터 진단법, 백신 개발까지 완료한 세계 최초의 과학자다. 에이즈, 말라리아와 함께 세계 3대 전염병으로 알려진 유행성출혈열 병원체인 한탄바이러스, 서울바이러스를 최초로 발견했다. 이 교수가 1990년 개발한 유행성출혈열 예방 백신 '한타박스'는 국산 신약 1호다.

세계 권위의 치과의학자 박노희 UCLA 석학교수는 UCLA 치과대학을 미국 최고로 육성했다. UCLA 치대 50년 이래 최장 기간 학장을 역임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