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기반 헬스케어 생태계 조성작업이 첫 발을 뗐다. 국내 대표병원과 글로벌 기업이 손잡고 데이터를 활용한 참신 아이디어를 발굴, 산업화 씨앗으로 활용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새 먹거리 발굴과 헬스케어 서비스 혁신에 한 발짝 다가선다.
연세의료원(원장 윤도흠)은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와 공동으로 '제1회 연세의료원 빅데이터 이노베이션 공모전'을 개최했다고 31일 밝혔다. 연세대 김종엽·정명호·최혁 학생이 '우리동네 세브란스'를 제안해 대상을 수상했다.
공모전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빅데이터를 활용,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 발굴이 목적이다. 데이터에 기반한 헬스케어 창업 활성화, 의료 빅데이터 전문가 양성에도 초점을 맞춘다.
'환자를 행복하게, 환자가족을 행복하게, 의료진을 행복하게, 대한민국을 행복하게'를 주제로 한 공모전에는 대학생과 고등학생이 참여했다. 참가자는 개인 또는 5명 이하 팀 단위다. 주제와 결과물 모두 제한을 없앴다. 작년 10월 시작된 참가신청에서 65개 팀이 지원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서류심사, 인터뷰를 거쳐 12월 본선 진출 15개 팀이 가려졌다. 세브란스병원은 본선 진출팀에 의료 빅데이터를 제공하고, 일대일 아이디어 개발 캠프로 실행을 지원했다. 학생들이 제안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 위해 분야별 임상 전문의가 직접 멘토 역할을 맡았다. 적용성, 실현 가능성, 데이터셋 구성 등을 본선 진출팀에게 전수했다.
이달 29일 최종 공개발표회를 거쳐 대상 1팀, 최우수상 2팀, 우수상 2팀, 장려상 6개 팀 등을 선정했다. 대상을 수상한 '우리동네 세브란스'는 세브란스병원 협력 병·의원을 손쉽게 검색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이다. 세브란스병원에서 퇴원하는 환자는 원하는 지역 내 '협진병의원 의뢰서'에 적시된 협력 병·의원을 구글 지도에서 확인한다. 의료전달체계를 바로 잡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지역 협력 병·의원으로 경증 외래 환자를 분산해 대형병원 쏠림현상을 해소한다. 치료 후 재활과정을 맡길 적절한 병원을 손쉽게 검색한다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대학부 최우수상을 수상한 '메딕트(조영우·문성호·정소영·정지은)'팀은 방문 환자 빅데이터를 활용해 '환자 맞춤형 소요시간 예측과 최단시간 스케줄링' 모델을 제안했다. 검사대기로 북적이는 안과 외래진료 구역 특성을 파악, 혼잡도를 해소하는 아이디어다. 요일별 예측환자를 예측해 분산시키도록 구상했다.
고등부 최우수상인 '플로우(김요섭·정다인)'팀은 장기 입원환자가 겪는 욕창 방지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욕창환자 빅데이터를 분석해 환자별 높은 빈도로 생기는 욕창 부위와 발병 확률을 확인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담당 간호사는 사전 정보를 얻어 욕창을 막는 계획 수립과 체계적 관리가 가능하다.
이 밖에 △산부인과, 난소암 환자 자가관리 앱(CCC팀) △뇌졸중 환자 대상 날씨 정보를 활용한 맞춤형 조심 문자 발송 서비스(빅데이터팀) △빅데이터 기반 경동맥 측정 도구(AASR팀) △슈퍼박테리아 감염 환자수 변화 예측(DSTNI팀) 등 질병정보와 예측 관련 다양한 아디이어가 수상했다.
대상팀 700만원 상금을 포함해 총 3000만원 상당 상금과 최신 노트북을 수상팀에게 수여한다. 공모전 주최관인 파이디지털헬스케어에서 인턴십 참여, 창업 멘토링 기회를 부여한다. 사업화 가능한 아이디어는 회사와 제안 팀이 논의해 고도화한다. 한국MS에서 시행하는 공인기술자격증 MCP 취득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바우처도 제공한다.
연세의료원은 윤도흠 원장 취임 후 4차 산업혁명 대응 최우선 과제로 설정, '개방형 생태계 구축'에 힘 쏟는다. 병원이 가진 임상 데이터, 경험을 공유해 혁신적 솔루션·서비스를 개발한다. 작년 4월 국내 IT기업 10곳과 '한국형 디지털 헬스케어 공동 연구협약'을 체결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의료법 등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데이터 공유로 아토피, 심혈관, 당뇨, 천식 등 주요 질환 진단·예방 시스템을 개발한다. 2020년까지 '스타트업 세브란스 100' 슬로건 아래 최대 100개 기업·기관과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를 조성한다.
빅데이터 이노베이션 공모전은 연세의료원이 추진하는 개방형 생태계 조성작업 마중물이다. 혁신 아이디어를 발굴, 임상과정에 적용한다. 미래 산업을 이끌 의료 빅데이터 전문가 양성도 지속적인 공모전 운영으로 이룬다. 올 하반기 2회 공모전도 추진한다.
장혁재 연세의료원 의료정보실장은 “공모전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헬스케어 분야를 이끌 미래 인재 발굴, 육성을 목적으로 한다”면서 “이번에 발굴한 아이디어가 의료 빅데이터 활용으로 혁신적 헬스케어 생태계를 마련하는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