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청와대 규제혁신토론회에서 “협동작업장 안에 사람이 있으면 로봇은 반드시 정지 상태여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사람과 로봇이 공동작업을 할 수 없다”며 대표적인 규제로 꼽았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이런 내용을 담은 고용노동부 고시로 인해 로봇이 투입된 현장은 작업자 안전을 위해 보호망을 쳐야만 했다. 로봇이 사람과 부딪힐 경우 작업자가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러나 최근 로봇기술이 발전하면서 외부 충격이 전해질 경우 스스로 작동을 중단하는 등 안전이 강화된 협동로봇이 등장하면서 이런 규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협동로봇은 기존 제조용 로봇과 달리 사람과 같은 작업장에서 조립, 포장 등 업무를 함께 수행할 수 있는 로봇이다. 정부는 안전기준에 부합하는 경우에는 협동로봇이 작업자와 공동작업을 할 수 있도록 고시를 개정했다.
이같은 고시 개정에 발맞춰 국내외 로봇업체가 협동로봇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덴마크 글로벌 협동로봇 전문업체 유니버설로봇도 올해부터 한국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유니버설로봇(UR)은 세계 협동로봇 분야에서 메이저 기업으로 손꼽힌다. 폭스바겐, BMW, 아우디 등 세계 주요 완성차 기업에 협동로봇을 대량 공급했다. 현재까지 세계에서 2만500여대 UR 협동로봇이 사용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로봇산업협회는 글로벌 제조기업 협동로봇 적용사례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제너럴일렉트릭(GE)은 가로등 조립 공정에 협동로봇을 적용했다. P&G는 향수 샘플제품 포장 공정에 협동로봇을 활용하고 있다. BMW는 문짝 본딩 작업에 협동로봇을 쓴다. 인간과 로봇의 협업은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져 많은 제조업체가 협동로봇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용상 유니버설로봇 한국영업 본부장은 “사람과 로봇을 분리했을 때보다 같이 일하도록 했을때 생산성이 85%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고용을 유지하는 인간중심 4차산업혁명에 꼭 맞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유니버설로봇 협동로봇은 다품종소량생산에 적합한 제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작업자도 작업환경과 생산제품 특성에 맞게 쉽게 설정을 바꿀 수 있도록 했다. 이에따라 다양한 제품 제조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운용비용도 낮출 수 있다.
유니버설로봇은 협동로봇 기반 생태계 구축에도 앞장서고 있다. 'UR플러스(+)' 플랫폼을 활용해 서드파티사가 합류하도록 유도했다. 세계 180여개사가 응용프로그램과 센서·비전시스템·그리퍼 등 모듈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UR플러스 전용 홈페이지에서 40여개 모듈 제품이 판매된다. 유니버설로봇은 모듈 개발 기업에 자사 협동로봇 기계도면과 소트프웨어개발키트(SDK)를 제공, 모듈제품 개발을 독려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UR플러스 플랫폼에 모듈제품을 부착해 햄버거를 제조하는 로봇이 등장하는 등 UR플러스 생태계가 구축되고 있다.
이용상 본부장은 “많은 기업이 협동로봇은 단순 반복 작업에 투입하고 숙련공은 부가가치가 높은 작업을 하도록 업무를 분담하고 있다”면서 “협동로봇은 매년 70% 성장을 계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