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주도로 첫 사장단 회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31일 오후 사장단 회의를 주제하기 위해 마곡 롯데중앙연구소에 들어서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31일 오후 사장단 회의를 주제하기 위해 마곡 롯데중앙연구소에 들어서고 있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 주도로 1여년 만에 올해 첫 그룹 사장단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는 당초 지난해 말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신 회장 등 총수 일가의 경영 비리 사건 재판 일정으로 해를 넘겨 열리게 됐다. 이번 회의는 신 회장이 실형을 면했고, 이달 중순 대규모 사장단 인사 이후 처음 열림으로써 관심을 끌었다.

롯데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는 신 회장을 비롯해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과 4개 사업군(BU) 부회장,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주요 임원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신 회장은 31일 오후 1시45분 서울 강서구 마곡동 롯데중앙연구소에서 열린 사장단 회의를 찾았다. 신 회장은 “온라인 통합 몰을 준비하고 있는가” “회의에서 중점 논의할 내용은 무엇인가” “홈쇼핑 재승인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라는 기자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회의장에 입장했다. 신 회장이 도착하기 전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과 소진세 사회공헌단장 등도 입장을 완료했다.

신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주문함과 동시에 시장 상황 보고를 받았다. 매년 상반기에 진행되는 사장단회의에서는 사업부문별로 전년도 실적 보고가 이뤄진다. 이에 앞서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이 올해 첫 사장단회의에서 '비즈니스 혁신'을 주제로 급변하는 미래에 대비한 과감한 변화와 혁신에 그룹 최고경영진이 앞장서 달라고 당부할 예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올해 롯데그룹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역점을 두고 추진할 사업의 큰 구상을 제시하기도 했다. 최근 2~3년 동안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과 각종 재판으로 발목이 잡혀 있던 롯데지만 올해부터 공격 경영에 나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롯데는 올해부터 그룹 사장단회의 명칭을 '밸류 크리에이터 미팅'(가치 창출 회의)으로 칭하기로 했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신사업과 미래 전략을 집중 논의하겠다는 신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는 그룹 내 핵심 시설을 순회하는 방식으로 매년 장소를 옮겨 가며 사장단 회의를 개최한다. 회의가 열린 마곡동 중앙연구소(연면적 8만2929㎡)는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롯데그룹 식품 계열사들이 연구개발(R&D)를 진행하는 곳이다. 지난해 6월에 준공됐다. 기존의 양평동 연구소보다 5배 큰 규모다.

신 회장이 주재하는 롯데 사장단회의는 매년 상·하반기에 한 차례씩 열리지만 지난해 11∼12월 열릴 예정으로 있던 하반기 사장단회의가 신 회장 등 총수 일가의 경영 비리 관련 재판 일정으로 연기되면서 해를 넘겨 열리게 됐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