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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약대 신입생을 선발해 6년제를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이공계 대학 입학 후 약대 편입으로 인한 기초과학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서다. 현재 약대는 2년 대학과정을 마친 편입생을 뽑아 4년 동안 가르치는 '2+4' 체제다.
교육부는 1일 서울교육대학교 에듀웰센터에서 약학대학 학제개편 방안 공청회를 개최하고 정책자문위원회 정책건의(안)을 공개했다.
정책자문위원회는 오는 2022년부터 대학이 현행 2+4나 신입생 선발 방식의 통합 6년제 중 하나를 선택하는 안을 건의했다. 통합 6년제로 전환하려면 타 학과 정원조정을 통해 편제정원을 유지하거나, 타 학과 정원조정이 없는 경우 대학설립운영규정 상 4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현 2+4 방식은 약사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2006년 시행령 개정을 통해 2009년부터 도입됐다. 다른 학부나 학과로 입학해 2년 이상 학부과정을 이수한 후 약대에 편입해 4년 동안 전공과 실무교육과정을 이수하는 체제다.
학부 2년을 마치면 약대 입시에 뛰어들 수 있어 이공계 학생이 이탈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이공계 전공 수업은 소홀히 하면서 약대 편입만 준비하는 '편입낭인'을 양산했다. 입시 사교육까지 확산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로 인해 서울대를 비롯해 많은 대학이 약대 신입생을 선발할 수 있도록 교육부에 요청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9월부터 약대 학제개편 정책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약대 학제개편 방안을 논의했다. 공청회는 학생, 학부모, 이공계 등 이해관계자와 일반 국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발제를 맡은 하연섭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발표에서 정책건의안을 채택한 주요 사유로 약대 입시를 둘러싼 현황을 들었다. 매년 약대 편입생 1800여 명 중 화학, 생물계열이 1100여 명을 차지한다. 이러한 현상이 10년 동안 지속될 경우 1만명 넘는 기초과학 인력이 유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공계 등 기초학문 황폐화가 우려된다.
게다가 약대 편입학생 중 2학년 이수 후 공백 없이 바로 진학하는 학생 비율은 8.7%에 불과하고 2년 이상 경과 후 진학하는 학생이 66%에 이르는 등 약대편입을 위한 시간적, 경제적 손실이 심각하다는 점이 고려됐다고 밝혔다.
하 교수는 “현행 체제와 통합 6년제를 병행하는 이유로는 통합 6년제 전환에 따른 정원조정의 어려움이 있는 대학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정책건의안과 의견 수렴 결과를 종합 고려해 약대 학제개편 추진 방안을 확정하고, 상반기 내 법령 개정 등 후속조치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문보경 산업정책부(세종)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