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일자리 창출과 정규직 전환에 힘쓰고 있다.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핵심 국정과제로 내세우면서 지난해 5월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에 나서자 비정규직 비율이 높은 유통업체들이 정규직 전환에 적극 나서며 정부와 보조 맞추기에 나선 것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국내 대형마트 업계 최초로 정규직 전환에 나섰다. 홈플러스스토어즈는 만 12년 이상 장기근속 무기계약직 직원 중 희망자에 대해 회사 인사규정에 따라 올해 7월부터 정규직 전환을 실시한다.
회사 측은 홈플러스일반노동조합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18년 임금협약 및 부속합의'에 최종 합의하고 유통시장의 위기 극복을 위한 협력적 노사문화 창달과 노사 간 화합을 위한 '노사공동 발전 선언문'을 체결했다.
합의 내용 중 가장 눈에 띄는 항목은 바로 마트 근무자들의 정규직 전환이다. 홈플러스스토어즈 노사는 오는 7월 1일부터 만 12년 이상 근속(2005년 12월 31일 이전 입사자) 직원 중 본인 희망자에 대해 회사 인사규정에 따라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조항에 합의했다.
이는 국내 대형마트 가운데 처음으로 시행되는 정규직 전환 제도로 그 동안 일정기간 이상(16개월) 근무한 비정규직 사원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시켜주던 인사제도보다 한 단계 더 향상된 정규직 전환 정책이다.
회사 측은 이번 정규직 전환 제도를 위한 별도의 직군을 신설하지 않고 기존 인사제도에 편입시킬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해 7월부터 정규직으로 발탁되는 직원들은 기존 정규직 직급인 '선임' 직급과 직책을 부여 받고 동일한 승진 프로세스가 적용된다. 급여 역시 정규직 직급인 선임 직급의 초임 연봉을 적용 받고, 모든 복리후생 역시 선임과 동일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홈플러스는 이번 합의에 따라 올해 7월에는 기존 비정규직과 무기계약직 직원 가운데 약 20% 이상이 정규직 전환 대상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8월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 등 계열사 소속 비정규직 2300여명의 정규직 전환에 나섰다. 일자리 창출과 상생 협력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결정이다.
2007년부터 꾸준히 정규직 전환 행보를 보인 신세계그룹은 그동안 진행해왔던 정규직 전환을 계속할 방침이다. 신세계백화점은 2007년 계산직원 1000여명, 2013년 식품 판매사원 500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이마트는 2013년 사내 하도급 사원 1만여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고 2007년에는 캐셔 5000여명을 정규직으로 고용했다. 편의점 이마트24도 일부 점포 경영주를 정규직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롯데그룹은 향후 3년 간 유통 5000여명, 식품 3000여명, 금융과 기타계열사 2000여명 등 1만명의 기간제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5년 간 7만명을 신규채용 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약 4600여명의 정규직 전환을 완료했고 올해와 내년에 각각 2200여명씩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목표다.
CJ도 지난해 8월 CJ프레시웨이 조리원 2145명 등 총 3008명의 파견직 근로자의 직접 고용 계획을 발표했으며 주류업체 무학도 지난해 5월 정부 일자리 정책에 동참하고 좋은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기간제 근로자 주부사원 90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