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의 자율성을 확보하려면 연구회가 출연연과 정부 사이에서 많은 역할을 해야 합니다. '연구회가 먼저 답을 찾는다'는 각오로 준비해서 조율해 나가겠습니다. 임기 안에 원하는 방향으로 성과를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원광연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이 취임 100일을 즈음해 지난 2일 대덕연구단지를 찾았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연 원 이사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마련한 '과학기술 출연연 발전 방안'을 설명했다.
원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자율'과 '유연성'을 강조했다. 연구 자율성과 여유를 보장하면서 학제와 조직을 뛰어넘는 협력 기반을 만들어 줘야 연구자의 능률 및 자긍심을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원 이사장은 우선 실패해도 박수 받을 수 있는 가칭 '도전성실체계' 구축을 공언했다. 연구 과정에 성실성만 인정된다면 실패하더라도 추가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지금의 출연연 구성은 학제 계열화됨으로써 시대에 맞지 않는 부분이 많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술은 이미 학제를 뛰어넘었습니다. 인공지능(AI),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 거의 모든 출연연이 연결됩니다. 융·복합 연구에 더 많은 힘을 실어 줘야 합니다.”
원 이사장은 “출연연 조직을 원장부터 말단 연구원까지 히에라르키로 이어지는 관료형 계층 구조에서 서로 소통하는 네트워크 구조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면서 “연구 모듈형 조직 체계로 유연하고 수평화된 조직을 만들어서 다양한 형태의 협력 연구를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이사장은 “국민 안전과 관련한 시급한 과제는 지난해 남은 융합 연구 예산을 활용, 올해 '긴급연구'로 기획하고 과제를 도출해서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 이사장은 “누군가 시켜서 하는 일은 능률이 떨어지지만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은 새로운 아이디어도 잘 떠오르고 능률도 잘 나온다”면서 “연구원들 사기를 북돋아서 의욕을 높이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