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수소전기차 1대만 있으면 성인 43명 마실 공기 정화한다

미세먼지 등 대기 오염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가운데, 초미세먼지 99% 걸러내는 현대차 수소연료전지전기차(수소전기차·FCEV) '넥쏘(NEXO)'의 공기 정화 기능이 주목받고 있다.

6일 현대차에 따르면 넥쏘를 1시간 운행하면 공기 26.9㎏이 정화된다. 성인(체중 64㎏) 1명이 1시간 동안 호흡하는데 필요한 공기량은 0.63㎏으로 넥쏘가 1시간 주행함으로써 정화하는 공기(26.9㎏)로 42.6명이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 셈이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경기 고양) 주차장에 '넥쏘'가 주차 중이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경기 고양) 주차장에 '넥쏘'가 주차 중이다.

단순 계산대로라면 넥쏘 10만대가 2시간(승용차 일평균 운행시간) 달리면 성인 35만5000여 명이 24시간 동안 호흡할 공기, 845만명이 1시간 동안 마실 공기를 정화한다. 845만명은 서울시 전체 인구 985만명의 86%에 해당한다.

수소연료전지는 수소와 공기 중 산소가 반응할 때 생산되는 화학 에너지를 전기로 바꾸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현대차는 변환효율 극대화를 위해 독자 방식 정화기술을 도입했다. 최초 공기 흡입 시 97~99% 정화기능을 갖춘 전용필터를 거친 후 가습장치와 연료전지 스텍 가스확산층(GDL·Gas Diffusion Layer)을 통해 다시 한번 정화하는 기술이다.

쉴새 없이 전기 화학 반응이 일어나는 연료전지 스텍은 내구성을 확보하기 위해 청정 공기만 사용하는데, 이를 위해 넥쏘는 3단계 공기정화 시스템을 갖췄다.

우선 넥쏘로 유입된 공기는 공기필터(먼지·화학물질 포집)를 거치면서 초미세먼지 97% 이상이 걸러지고, 두 번째로 막 가습기(가습막을 통한 건조공기 가습)의 막 표면에서 초미세먼지가 추가로 제거된다. 이후 연료전지 스택 내부 미세기공 구조의 탄소섬유 종이가 들어있는 탄소기체확산층(공기를 연료전지 셀에 골고루 확산시키는 장치)까지 통과하면 초미세먼지의 99% 이상이 걸러지고 깨끗한 공기만 배출하게 된다.

일반 승용차보다 1일 주행거리가 훨씬 긴 버스가 수소전기버스로 대체될 경우, 공기 정화 효과는 더 커질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수소전기버스 1대가 1㎞를 달리면 4863㎏의 공기(현대차 실주행 측정값)를 정화할 수 있는데, 연간 8만6000㎞를 주행한다고 가정하면 총 41만8218㎏의 깨끗한 공기를 생산한다. 이는 성인(64㎏) 약 76명이 1년 동안 마실 수 있는 공기의 양이다.

서울에서 운행하는 시내버스 6951대가 모두 수소전기버스로 대체한다면 약 53만명이 1년 동안 깨끗한 공기를 누릴 수 있다는 게 현대차 측 설명이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