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크]주차보조기술에서 자율주행 핵심 기술로 떠오른 '서라운드뷰모니터'

'서라운드뷰모니터(SVM·Surround View Monitor)' 시스템은 차량 주변 상황을 영상으로 표시하는 주차 지원 시스템이다. 차량 주변을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에서 주차선이나 사각 영역 장애물 등을 실내 모니터를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제네시스 플래그십 세단 'EQ900'에 장착된 서라운드뷰모니터(SVM) 시스템 (제공=현대모비스)
제네시스 플래그십 세단 'EQ900'에 장착된 서라운드뷰모니터(SVM) 시스템 (제공=현대모비스)

SVM 시스템은 통상 4개의 카메라를 이용한다. 전방 그릴, 후방 트렁크 패널부와 좌·우 사이드 미러 하단에 180도 이상 화각을 가지는 초광각 카메라가 1대씩 장착된다.

SVM 시스템에는 크게 두 가지 핵심 기술이 적용된다. 첫 번째는 '카메라 보정 (Camera calibration) 기술'이다. 카메라 보정 기술은 초광각 렌즈 적용에 따라 영상 내에서 휘어져 보이는 주차선 등을 직선으로 보이도록 변환하기 위해 카메라의 광학적 특성을 분석하는 기술이다.

두 번째는 '영상 합성 기술'이다. 카메라 영상의 왜곡을 제거하고, 가상의 시점에서 보는 영상으로 변환하거나 4개의 영상을 하나로 조합하는 기술이다. 이 두 가지의 기술을 이용해 우리가 보는 SVM 영상이 만들어지게 된다.

SVM 시스템의 데이터 처리는 콕핏 모듈에 장착된 'SVM 제어기'가 담당한다. 이 제어기는 영상 신호 처리를 담당하는 디지털 신호처리소자(DSP·Digital Signal Processor)와 컴퓨터의 CPU 역할을 담당하는 마이크로 콘트롤러(MCU·Micro Controller Unit)로 구성된다. 이 중 디지털 신호처리소자는 카메라 보정, 영상 합성 기술이 구현되는 핵심 소자이다.

SVM 시스템은 어라운드 뷰 외에도 차량의 전ㆍ후방, 좌ㆍ우 측면 등 필요한 시점의 영상을 선택적으로 제공한다. 2016년에 출시된 IG 그랜저부터는 '주행 중 후방 영상 디스플레이(DRM·Driving Rear view Monitoring)' 기능이 적용돼 룸미러보다 넓은 시계의 차량 후방 영상을 거리 지시선과 함께 표시하고 있다.

제네시스 중형 세단 'G70'에 장착된 서라운드뷰모니터(SVM) 시스템 (제공=현대모비스)
제네시스 중형 세단 'G70'에 장착된 서라운드뷰모니터(SVM) 시스템 (제공=현대모비스)

2007년 도쿄모터쇼에서 최초 공개된 SVM 시스템은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실제 글로벌 리서치 기관인 '스트래터지 애널리틱스'는 2022년경 SVM시스템의 연 매출과 판매 대수를 각각 30억2000만달러(약 3조2000억원), 1600만대 규모로 예측한 바 있다. 이는 2012년 대비 각각 28.2배, 45배 늘어난 규모다.

초기 30만 화소 카메라 영상을 아날로그 방식으로 전송하던 SVM은 현재 100만 화소 디지털 방식으로 발전했으며 앞으로 200만 화소 카메라도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카메라 화질과 반도체 성능 향상에 따라 다양한 시점의 영상을 보다 자연스럽게 합성하거나 전자동 주차 등 주차 편의 기능과 연계하기 위한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SVM 시스템의 카메라 영상 정보를 자율주행 기술에 접목하기 위한 연구도 활발하다. 고정밀 맵을 이용하는 자율 주행차에서 자차의 위치를 정확히 측정하기 위한 '측위 기술'이 필수적인데, 기존 전방 카메라에 SVM용 카메라까지 활용하면 좌우 차선과 자차 간의 거리, 주변의 다른 차량, 장애물 등의 정보를 한층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 등 주요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SVM용 카메라 영상과 차량 내 다른 센서 기능을 융합해 차선 인식과 장애물을 인지·추적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현대모비스는 2011년 현대자동차 HG 그랜저에 SVM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양산 적용했으며, 현대·기아차의 중형 이상 세단과 SUV 전 차종에 SVM 시스템을 공급 중이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