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24 15m 옆 노브랜드 전문점 출점 강행…근접 출점 논란

이마트24 15m 옆 노브랜드 전문점 출점 강행…근접 출점 논란

이마트의 자체개발 브랜드(PL) 상품 '노브랜드'를 판매하는 노브랜드 전문점이 100개를 넘어선 가운데 근접 출점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인천 서구에 마전동에 노브랜드 전문점 출점을 준비 중이다. 이달 내 오픈을 목표로 현재 기존 매장 철거와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 중이다. 문제는 해당 건물에는 자회사 편의점 '이마트24'가 운영 중이라는 점이다. 도보로 약 15m에 불과해 노브랜드 전문점 출점시 이마트24의 매출은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편의점을 비롯한 유통업계에서는 경쟁사 상권을 뺏기 위한 근접 출점 논란은 오랫동안 계속돼 왔지만 계열사 간 근접 출점은 전례를 찾기 드문 일이다.

해당 이마트24 점주는 지난해 12월 기존 위드미를 운영 중인 점주로부터 매장을 양도양수 받았다. 노브랜드와 이마트 브랜드 인지도가 높다는 이유에서 이마트24를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편의점 인수 한 달여 만에 노브랜드 전문점 오픈 상황을 인지했고 관할 구청에 확인한 결과 해당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해당 점주는 회사 측에 해당 사안에 대한 입장표명을 요구했지만 원론적 답변만 들어야만 했다. 해당지역 팀장은 “노브랜드 근접 출점으로 관련 상품 매출 일정 부분이 하락할 것으로 보여져 많은 심려가 있으실 줄 안다”면서도 “편의점 강점을 활용한다면 충분히 대응할 수 있고 경영주님과 합심해 마전탑스빌점 매출을 방어하는데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점주는 이후에도 회사 임원과 만남의 자리를 가졌지만 “매출이 줄어들 수도 있겠지만 노브랜드 전문점 출점 이후 상황을 지켜보자”는 답변만 들었다. 점주는 8일 법원에 노브랜드 오픈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해당 점주는 “점포를 인수할 당시 노브랜드 전문점 입점에 대한 아무런 언급도 없었고 출점 사실도 알리지 않은 채 암암리에 진행하고 있었다”며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매출을 보전해주는 등 대책마련은 없이 지치기만 바라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그룹이 편의점 사업과 노브랜드 전문점이 공격적 출점을 강행하는 과정에서 상권이 겹친 것이 원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편의점 사업은 '위드미'에서 '이마트24'로 사명을 변경하고 출점에 가속도를 붙여 지난 1월 말 기준 2722개까지 매장을 늘렸다. 전월대비 95개 늘어나며 점포순증 규모도 두 달 연속 편의점 업계 1위를 차지했다.

노브랜드 전문점 역시 2016년 8월 경기도 용인시에 첫 점포를 낸 후 1년 5개월여만에 100호점을 돌파하는 등 출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출점에 속도를 내면서 골목상권 침해 논란도 덩달아 확산되고 있다. 노브랜드 전문점 출점 소식이 알려진 지역은 골목상권에 진출해 지역상권과 소상공인 생계를 위협한다는 반발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노브랜드 전문점 출점으로 해당 점포가 입는 피해 규모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지만 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