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초전도체보다 높은 온도에서도 초전도 현상을 보이는 '비정상 초전도체'의 형성 원리를 국내 연구진이 밝혔다.

성균관대 박두선 교수·정순길 연구교수 연구팀은 비정상 초전도체가 양자점에서 양자 요동에 의해 형성된다는 증거를 제시했다고 11일 밝혔다.
초전도체는 절대 영도(-273℃)에서 저항이 0이 되는 물질이다. 전력손실 없이 전기가 흐른다. 액체질소(-196℃)보다 높은 온도에서도 초전도 현상을 보이는 '비정상 초전도체'도 있다.
비정상 초전도체는 기존보다 높은 온도에서도 초전도 현상을 보이기 때문에 최근 연구에서 주목받는다. 자기공명영상(MRI) 장치, 자기부상열차를 넘어 더 많은 전략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비정상 초전도체의 형성 원리는 고체물리학의 미해결 과제로 남아 있었다. 초전도체 특성은 전자쌍에 의해 결정되는데, 비정상 초전도체의 전자쌍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이론만 있었다. 다양한 이론 가설이 존재했지만 실험에서 증명하기가 어려웠다.
연구팀은 비정상 초전도체의 대표 초전도 특성으로 '임계전류'에 주목했다. 임계전류란 저항이 0일 때 전력손실 없이 수송할 수 있는 최대 전류다. 세륨, 로듐, 인듐이 포함된 CeRhIn5에 미량의 주석을 첨가한 비정상 초전도체를 관찰했다. 관찰 결과 양자점에서 임계전류가 최대가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임계전류가 최대가 됐다는 것은 초전도체의 전자쌍이 형성돼 초전도 현상이 최대가 된다는 것을 시사한다. 임계전류와 양자점의 연관성을 보인 이번 결과는 비정상 초전도체의 전자쌍 매개 원인이 양자 요동이라는 설을 뒷받침한다.
박두선 교수는 “양자임계점과 고온 초전도에 대한 이해를 심화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했다”면서 “MRI 소비 전력을 절감해 의료비를 줄일 뿐만 아니라, 새로운 산업적 가치를 유발할 수 있는 초전도 물질 디자인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실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리더연구자)과 교육부·한국연구재단 이공학개인기초연구지원사업 지원으로 미국 로스알라모스국립연구소, 중국 저장대와 공동 수행됐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