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 중 수소연료전지차(FCV) 개발에 가장 먼저 뛰어 들었지만 큰 성과를 내진 못했다. 시장 진입 초기 공격적인 보급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직 생산이나 판매 규모 면에서 경쟁차 토요타 '미라이'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혼다는 1980년대 후반부터 수소차를 지구 온난화와 화석연료 고갈에 대한 대안으로 보고 개발에 집중했다. 2002년 혼다가 선보인 수소차 'FCX'는 세계 최초로 미국 환경보호국(EPA)과 캘리포니아 대기자원위원회(CARB) 인증을 받았다.
이 인증을 바탕으로 혼다는 2008년부터 미국과 일본에서 'FCX 클래리티' 리스 판매를 시작했다. FCX 클래리티는 세단형 스타일을 갖춘 최초의 양산형 수소차다.
혼다가 2016년 내놓은 신형 수소차 '올 뉴 클래리티 퓨어 셀'은 기존 FCX 클래리티 편의성과 성능에 대한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연료전지 스택 크기를 기존보다 33% 줄이면서 100㎾ 이상의 출력을 실현, 60% 이상 향상된 주행성능을 제공한다.
연료전지 파워트레인은 내연기관 V6 엔진과 동일한 크기로 제작해 세단형 차량으로서는 세계 최초로 후드 아래 통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를 통해 성인 5명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승차 공간을 확보했다.
올 뉴 클래리티 퓨어 셀은 주행에 필요한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줄여 700기압(bar) 고압 수소 저장 탱크로 최대 750km를 주행할 수 있다. 이는 현존하는 수소차 중 가장 긴 거리다. 충전 시간은 약 3분에 불과하다.
최고출력 130㎾의 고출력 모터는 높은 응답성과 함께 정숙성을 구현한다. 아울러 전원공급장치 9000(The Power Exporter 9000)을 탑재, 다양한 상황에서 외부로 전원을 공급하는 발전소 역할을 한다.
혼다는 2015년 10월 열린 도쿄모터쇼에서 올 뉴 클래리티 퓨어 셀을 처음 공개한 이후 일본을 시작으로 2016년 말부터 미국과 유럽에 판매를 시작했다. 일본 내 연간 판매 목표는 200대로, 지방자치단체나 기업 고객에게 한해 판매하고 있다. 혼다는 기업 고객 의견을 수렴해 양산차에 반영, 일반 고객에게도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일본 현지 가격은 766만엔(약 7680만원)이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