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자동차 생산량이 2년 연속 하락하며 글로벌 6위 자리도 위협받고 있다. 2016년 '빅5' 자리에서 물러난지 단 1년 만에 멕시코에게 턱밑까지 쫓기고 있다.

12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작년 국가별 차 생산량(자국내 생산만 포함·해외공장 생산 제외) 순위에서 한국은 2016년과 같은 6위(411만4913대)를 차지했다. 생산량은 내수·수출 동반 부진에 1년 사이 2.7% 줄어 7위 멕시코(406만8415대)와 격차가 4만6500여대 수준까지 좁혀졌다.
우리나라는 2005년 완성차 생산국 순위 5위에 오른 후 2015년까지 11년 연속 '빅5'를 유지하다가 2016년 인도에 뒤져 6위로 밀려났다. 이후 1년 만에 멕시코에게 6위 자리마저 위협 받는 처지가 됐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 산업은 내수·수출이 모두 부진하면서 상위 10개 국가 중 유일하게 2년 연속 생산량이 감소한 탓이다.
협회 측은 우리나라만 2년 연속 생산량이 감소한 이유로 미국 시장의 수요 둔화와 세단 시장 축소, 중동·중남미 더딘 경기 회복 등에 따른 수출 부진을 꼽았다. 내수도 신차 효과, 노후 경유차 폐차 지원 등 수요 증가 요인에도 불구하고 개별소비세 인하가 있었던 2016년의 '기저효과', 가계 부채 증가 등으로 소폭(2.5%)줄었다. 일부 업체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과 수출 물량 해외 공장 이관 등도 생산 위축의 배경으로 거론했다.
반면 멕시코는 전년보다 13% 증가한 406만8415대를 생산하며 한국을 바짝 추격했다. 멕시코는 세단이 4.7% 감소했으나 북미 생산업체들의 SUV(다목적스포츠차량) 생산 이전으로 경상용차(Light Vehicle) 부문의 생산이 36.7%나 늘었다.
2016년 한국을 제치고 5위로 올라선 인도는 격차를 더 벌렸다. 전년보다 6.8% 늘어난 478만대를 지난해 생산했다. 수출은 소폭 감소(-2.1%)했으나 모디 정부의 화폐개혁 조기 안정과 단일부가가치세(GST)에 따른 세금 인하 효과로 내수시장이 성장세를 유지했다.
지난해 세계 총 자동차 생산량은 9890만9692대로 집계됐다. 생산 1위는 중국(2901만5400대)이 차지했다. 이어 미국(1118만2044대), 일본(968만4146대), 독일(605만973대), 인도(477만9849대)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8위 스페인(284만8335대) 생산량은 주요 수출 대상인 영국(브렉시트 영향)과 터키 시장 축소의 영향으로 1.3% 줄었다. 9위 브라질(269만9672대)은 실질임금 상승, 실업률 하락 등에 따른 내수 증가와 아르헨티나·칠레 수출 증가에 힘입어 24.1%나 생산이 늘었다. 프랑스(230만1977대)는 PSA(푸조·시트로앵)와 르노 성공적 신차 출시로 6년 만에 최대 실적을 거두며 캐나다를 제치고 10위에 올라섰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