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수종 마인드그룹 대표는 국내 유통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다. 10여년 동안 트라이씨클, LF, 이베이코리아 등 유명 업체를 거쳤다. 안정된 직장과 급여, '유통통(通)'으로 불릴 정도로 명성을 얻던 그가 돌연 창업가로 변신했다. 더 이상 쇼핑에서 '재미'를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온라인쇼핑이 본격화된 2000년대 초에는 매일 새로운 상품을 접하고 이들 상품을 판매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대다수 사업자는 판매량과 매출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유 대표는 2016년 8월 딥러닝 기반의 전자상거래 솔루션 스타트업 마인드그룹을 설립했다. 국내 유명 온·오프라인 유통업체에서 활약하던 마케팅·개발 전문가 7명이 의기투합했다. 같은 해 9월에는 리빙과 인테리어 분야에 특화 상품 추천 쇼핑 플랫폼 '이지쇼핑' 애플리케이션(앱)을 선보였다. 인공지능(AI) 기반으로 개발한 검색 솔루션을 마케팅 전면에 내세웠다.
마인드그룹은 상품 상세 설명 이미지 파일을 단어 검색에 활용하는 '마인드시커(MindSeeker)'를 이지쇼핑에 탑재했다. 상품의 속성을 표현하는 키워드를 추출, 검색의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유 대표는 “쇼핑 검색은 판매자가 입력한 상품명, 관련 태그 등 5~6개 키워드만 활용하기 때문에 일반 포털 검색보다 도출 결과가 미흡하다”면서 “딥러닝 기술로 이미지 속 키워드를 추출해 데이터베이스(DB)화하는 방식으로 검색 품질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유 대표는 “소비자가 쇼핑을 즐기면서 새로운 상품을 발견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 대표는 앞으로 국내 온라인·모바일 쇼핑 시장이 대기업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했다. 오픈마켓·소셜커머스·종합몰이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AI,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등 차세대 솔루션 기반의 커머스 사업자가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서비스가 기존 쇼핑 채널의 불편을 해소,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 대표가 창업 후 마인드시커 개발에 힘을 쏟은 이유다.
유 대표는 지난해 창업투자사 두 곳에서 약 10억원을 유치했다. 마인드그룹 구성원의 오랜 경험과 AI 검색 기술 잠재력을 인정받은 결과다. 올해는 10억~20억원 추가 유치와 4분기까지 최소 월 단위 흑자를 내는 것을 경영 목표로 잡았다.
마인드그룹은 다른 커머스 사업자에 마인드시커 등 AI 솔루션을 공급하는 수익 모델을 검토하고 있다. 이지쇼핑 상품군은 패션, 뷰티, 유아동, 식품까지 순차 확대한다. 모바일 쇼핑의 주 고객층인 30~40대 여성 고객을 집중 공략할 수 있는 제품으로 수익 기반을 안정 구축한다.
유 대표는 “쇼핑의 본질은 재미”라면서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에게 재미를 되찾아 주기 위한 상품 및 서비스 발굴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힘줘 말했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