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후 급등락하며 쉼 없이 달려온 증시가 설 연휴 휴식기 이후에는 어떤 흐름을 보일까.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본격적 상승은 2분기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다만 단기 전망에는 온도 차가 있어 아직은 변동성이 큰 장세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시각과 코스피가 조정 국면을 지났다는 전망이 함께 나왔다.
코스피는 연휴 전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14일 전 거래일 대비 26.64포인트(1.11%) 오른 2,421.83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 매수세에 기관이 가세해 3거래일 연속 오르며 2,420선에 안착했다.
일단은 이달 들어 닥친 급락장세에서 조금은 벗어난 듯한 모습이다.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코스피가 2분기 이후 추세적 상승기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했으나 연휴 이후 3월까지 1∼2개월간 전망에는 견해차가 있었다.
최근 증시를 뒤흔든 불안요인들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보는 쪽은 지수가 변동성 장세를 좀 더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글로벌 경기 회복 추세를 바탕으로 그대로 우상향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전반적으로는 단기적으로 변동성 장세가 이어진다는 시각에 약간 더 무게가 실린다.
서영호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설 연휴 전 며칠간 국내 증시 반등이 추세적 흐름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증시 조정을 촉발한 미국 장기 국채 금리 상승세가 진정되지 않았고 미국 기준금리 인상 횟수에 대한 불확실성도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 센터장은 “미국 증시가 단기간에 10%대 조정을 거친 이후에는 보통 1∼3개월은 지나야 전고점을 회복하는 패턴이 일반적”이라며 “아직은 조정이 끝나지 않았다. 설 연휴에도 변동성 확대 장세가 이어지다 2분기 이후에 추세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도 “설 연휴 이후 지수가 저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양 센터장은 “이번 조정은 장기 금리 상승 초기 국면에 자주 나타나는 단기 현상이다. 지수는 앞으로 1∼2개월간 변동성 확대 장세를 거쳐 4월에 전고점 회복을 위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동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도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까지는 변동성 국면이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거시지표가 호조세이고 기업 실적 개선세도 유지되고 있으나 3월 FOMC 때문에 급반등하기 보다는 느린 회복을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 역시 “단기적으로 변동성 장세가 더 이어지겠다. 다만 펀더멘털(기초여건) 개선이 계속되고 있어 중기적 상승추세는 유효하다”고 말했다.
증시가 최근 반등 동력을 잃지 않고 연휴 이후에도 회복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예상도 만만치 않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시중금리 변동성이 완만해지고 있어 설 연휴 이후 증시는 점차 안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센터장은 “미국 채권금리가 상승추세이나 그 속도는 연휴 전까지가 상반기 중에 가장 빠른 국면일 것으로 본다. 금리 상승속도가 완만해지면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이번 달 증시 조정은 그간 너무 올랐던 것과 변동성 지수 관련 수급 문제 때문이지 세계 경제전망은 달라지지 않았다”며 “크게 보면 (글로벌 경기는) 활황의 초기이고 이번 조정은 그 단계의 일시적 부작용이라고 본다. 연휴 이후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이 마무리되는 시기에 대해서는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이번 변동성 장세가 주식 비중을 축소할 정도는 아니라는 데에는 큰 이견이 없었다.
양기인 센터장은 “장기 금리 상승은 실물지표 호조에 따른 결과이기 때문에 증시에 중장기적 악재로 보기 어렵다”며 “과거 장기 금리 상승에 따른 증시 조정 이후 한번은 오버슈팅(단기급등)을 거치기 때문에 지금은 주식을 팔 때가 아니다. 조정 시 매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구용욱 센터장 역시 “글로벌 경기와 기업실적 등 펀더멘털(기초여건) 개선이 계속되고 있어 중기적 상승추세는 유효하다. 주가 하락 시 분할매수가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연휴 이후 투자 시 눈여겨봐야 할 업종으로는 소재와 산업재 등 경기 민감 업종과 낙폭이 컸던 금융·통신 등을 꼽았다.
서영호 센터장은 “조정 후 반등기에 강한 상승세를 보일 수 있는 업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크게 하락했다 반등할 때는 낙폭 과대주의 수익률이 높은데 이번에는 금융과 소재, 산업재, 통신 등을 꼽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신동석 센터장도 “조정 이후 재상승 국면에서 선호업종이 변화할 가능성에 주목하면 소재와 산업재, 경기소비재 등 경기 민감 업종과 금융주의 비중을 확대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조성묵기자 csmo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