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알리바바vs텐센트 모바일 결제 시장 '격돌'

중국의 IT 공룡들인 알리바바 그룹과 텐센트 홀딩스가 소매 업종에서 정면으로 격돌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9일(현지시간)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두 기업은 지난해 초부터 최근까지 유력 업체들을 속속 인수하면서 이미 100억 달러가 넘은 자금을 투자했다.

중국 IT업계의 양대 기업은 막대한 현금과 주가 급등에 힘입어 소매 분야에서 공격적 인수·합병(M&A)을 진행했다. 인수 대상은 주로 모바일 결제와 물류, 소셜 미디어, 빅 데이터 관련 기업들에 집중되고 있다. 온라인 유통은 물론 오프라인 유통의 기반을 확대하려는 포석이다.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경쟁적으로 세 불리기에 나섬에 따라 그 어느 한 편에도 가담하지 않는 소매 업체들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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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조사업체인 캔터 월드패널의 제이슨 유 전무이사는 모든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양측으로부터 어느 한 편을 들지 않는다면 장차 도태될지 모른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알리바바는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 기업이며 계열회사인 금융 자회사인 앤트파이낸셜은 모바일 결제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텐센트는 소셜 미디어와 모바일 결제, 게임 부문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중국 2위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JD)닷컴을 거느리고 있다.

텐센트와 징둥닷컴은 프랑스와 미국의 대형 할인점 체인인 까르푸와 월마트를 끌어들이면서 동맹을 확대하고 있다. 까르푸는 텐센트로부터 출자 의향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으며 월마트는 징둥닷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텐센트는 이 밖에도 융후이슈퍼, 의료 판매업체인 웨이핀후이, 하이란즈자, 완다상업, 부부가오 등도 사들였다. 알리바바 그룹도 이에 질세라 쑤닝이거우, 인타이상업, 싼장쇼핑클럽, 롄화슈퍼, 완다필름, 쥐란즈자 등에 투자를 단행했다.

경쟁의 핵심은 13조달러 규모에 육박하는 모바일 결제 시장이다. 알리바바는 최근 대규모 기업공개(IPO)가 예상되는 앤트파이낸셜의 지분 33%를 취득했다. 앤트파이낸셜이 제공하는 모바일 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가 앞서고 있지만, 인기 메신저 서비스인 위챗에 기반을 둔 텐센트의 모바일 결제 시스템이 빠른 속도로 따라붙고 있다.

오프라인 업체들은 중국의 소매시장에서 85%의 비중을 차지해 두 업체에 더할 나위 없이 매혹적 목표물이다. 제이슨 유 전무는 “오프라인 소매시장이야말로 이들이 사실상 미래의 성장을 바라볼 수 있는 사업분야의 중추를 이룬다”면서 “업체들은 이들에게 협조하는 대가로 모바일 결제 시스템은 물론 이들이 확보한 물류망, 소비자 정보에 접근하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