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 장관, "美 철강 수입규제, 최악의 시나리오 대비해 대책 마련"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미국 철강 수입규제 강화 움직임에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과감한 대응을 주문하면서 정부 부처 차원에서도 위기관리에 총력을 기울인다.

백 장관은 지난 19일 오후 세종시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의 수입규제 2안 채택 가능성을 우려하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 상무부가 16일(현지시각) 내놓은 철강 수입규제 권고안 중 2안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12개국에 53%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았다.

백운규 장관, "美 철강 수입규제, 최악의 시나리오 대비해 대책 마련"

백 장관은 “미국이 12개국에 53% 관세를 부과하는 2안을 선택할 경우 세계무역기구(WTO)의 '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21조와 부딪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GATT 21조는 전쟁에 준하는 비상시에 취할 수 있는 조치다. 미국이 주장한대로 민수용 철강 중 12개국의 철강만이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하기는 힘들다는 분석이다.

백 장관은 한국이 12개국에 포함된 것 관련해서는 중국 철강을 많이 수입하는 곳이 중심으로, 중국산 철강에 대한 견제가 수입규제의 시발점이라고 해석했다.

백 장관은 “미국은 철강 수입규제를 통해 전체적으로 자국 철강산업 가동률을 80%까지 올리고 1330만톤 철강수입을 규제한다는 목표가 있다”며 “지금 같은 상황이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는 만큼 철강산업 고도화와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도 긴장을 끈을 놓지 않는 분위기다.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거듭된 통상압박과 관련해 WTO 제소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위반 여부 검토 등을 지시했다.

20일에는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이 과감한 대응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홍 수석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교역파트너와 통상 문제에 대해 우리의 국익 확보라는 관점에서 당당하고 의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WTO 분쟁해결 절차는 불필요한 마찰 없이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 수단으로, 필요시 이에 입각한 대응 조치를 과감히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 장관은 이달 말 아랍에미리트(UAE)와 인도 수출 길에 오른다. 사우디아라비아 방문도 검토 중이다. 3~4월로 예정된 사우디 원전 수주 숏리스트에 우리나라 이름을 올리는 것이 목표다. 백 장관은 UAE와 공동수주 및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성 방안 등을 논의한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etnews.com